KDB생명 매각으로 '이동걸 연임' 힘 실어주기?…산업은행 저자세 뒷말 무성


최종사인도 안했는데 JC파트너스 측 새 대표 내정…가격도 2000억 헐값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KDB산업은행이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KDB생명의 매각 과정에서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격을 대폭 낮춘 데다 최근에는 최종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가 내정한 대표가 외부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이동걸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어떻게든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는 시선이 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0일까지다. 현재로서는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없어 연임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KDB생명]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JC파트너스는 신승현 전 데일리금융 대표를 KDB생명의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 KDB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 대표는 대외 업무를 담당하고, 본업인 보험업은 또 다른 각자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업계에서는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측이 내정한 새로운 경영진이 외부에 공개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6월 산은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월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매수실사 등을 완료했고, 최종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현재는 기관투자자(LP)를 모집하고 있는 상태다.

JC파트너스는 총 5천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KDB생명 경영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의 주식을 2천억원에 사들이고, KDB생명의 신규 발행 주식 3천500억원을 추가로 매입해 자본 확충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산은은 세 차례나 KDB새명 매각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0년 6천500억원을 들여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KDB생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고, 산은도 매각가를 높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2022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다. 산은은 이번에 매각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이미 1조2천5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수혈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아이뉴스24 DB]

이에 세 차례 매각 실패 후 취임한 이 회장도 KDB생명을 콕 찍어 임기 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KDB생명을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하는 회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산은은 이번 매각을 시도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췄다. 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 갔기에 당초에는 적정 매각가격으로 최대 8천억원을 기대했지만 수요가 없어 몸값 하락이 불가피했다. KDB생명 자본 확충에 투입되는 유상증자 대금 3천5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경영권 매각 가격은 2천억원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격도 그렇지만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매수자 측이 대표이사를 내정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경우가 있었는가 싶다"라며 "이 회장이 KDB생명 매각에 공을 들여온 만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성과 차원에서 어떻게든 매각을 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0일까지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11일부터 3년 임기의 산업은행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그간 산은 회장을 연임한 사람은 3명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거의 없는데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수장교체는 부담이 될수 밖에 없다. 또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현재 진행형이라 이 회장의 업무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허재영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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