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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구직자의 한숨…재계, 하반기 채용시장 빨간불


하반기 공채 진행 불투명…수시 채용 전환으로 규모 축소될 우려 높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 초부터 본격 확산된 '코로나19'에 따른 사업 부진 및 조업 중단 폭증 여파로 고용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영 환경 악화로 일시휴직자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데다 신입 공채 역시 경력직 채용 선호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구직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하반기 정기공채를 기존대로 진행할 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채용 일정도 예정보다 늦게 진행된 데다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일감 감소로 오히려 고용 조정이 필요한 곳이 기존보다 많아진 탓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301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참여기업의 40.5%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고 업무량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인원을 감축한 기업은 현재 9.0%로 다수 기업들은 근로시간 조정이나 휴업·휴직 등(18.6%)을 통해 아직까지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신규 채용을 포기(19.3%)하거나 일정을 연기(31.2%)할 예정이라고 밝혀 하반기 채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반기에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2.8%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업의 의지만으로는 고용유지가 쉽지 않은 만큼,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책이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4월, 5월의 일시휴직자 수는 각각 160만7천 명, 148만5천 명, 102만 명을 기록했다. 1997~1998년 IMF 위기나 2008~2009년 금융위기 시와 비교했을 때 올해와 같은 일시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자료를 사용해 2020년 일시휴직자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일시휴직자 폭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 증가에 기인했다. 또 일시휴직자가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2020년 3~5월 평균 기준으로 일시휴직자의 약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통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전후를 기록하던 2018~2019년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한경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며 "고용보호 완화 등 고용 유연화를 통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신입 구직자들도 하반기 취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잡코리아가 최근 하반기 신입직 구직자 1천3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4.1%가 '올 하반기 취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조사 대상의 70.2%는 정규직 취업이 어렵다면 인턴이나 계약직 등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상시 채용으로 점차 전환하면서 이들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또 대기업들이 상시 채용 전환과 동시에 이전과 달리 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는 작년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현재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을 진행하거나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하는 곳은 현대자동차와 SK, LG, KT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공채로는 전문성 높은 인재를 필요한 시기에 선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요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을 줄줄이 도입하고 있다"며 "필요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수시 채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인력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하기 어려워진 만큼 기업들의 수시 채용 전환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구직자들의 부담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천497명을 대상으로 '수시 채용 부담감'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 55.8%가 '부담감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부담감이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9.4%였으며, '줄어들었다'는 4.9%에 불과했다.

부담감이 늘어난 이유로는 '채용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 같아서(74%,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규모 공개 채용과 달리 필요 인력만 채용하는 방식이라 전체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수시 채용에 지원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7%(복수응답)였다. 이들을 제외한 23%는 공채만 도전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수시채용에 지원할 응답자 중 절반 이상(58%)은 수시채용에서 합격할 자신은 없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을 돌며 고용과 투자 확대를 독려하던 관행이 늘 있었지만,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기업들이 채용 압박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경기상황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기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점차 줄여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에 대기업 고용시장이 올해 상반기보다 훨씬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기 위해선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활성화 유도,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확대, 신산업·신성장동력 육성 지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미스매치 해소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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