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변호사의 법썰] 이혼 시 유책 사유와 재산 분할 관계는?


[아이뉴스24] 아내의 불륜으로 결혼 5년 만에 이혼을 결심하게 된 A씨.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니만큼 이런저런 다툼이 있었지만 아이는 없었고, 결국 아내가 재산 분할 포기각서를 작성하고 이혼에 합의하게 됐다.

이혼 후 대출금이 제법 남긴 했지만 그래도 결혼 생활 중 집 장만은 했으니 일부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도 있다고 위안을 가지던 A씨.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재산분할소송을 받게 됐다.

흔히 일방의 유책 사유가 있는 혼인 관계의 파탄에는 유책 배우자에 대한 재산 분할의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경우 유책주의에 따라 유책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고 협의 이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산 분할에 대한 포기를 협의 조건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혼 시 재산 분할은 부부가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획득한 재산에 대해 공동의 기여를 전제로 분배하는 것이 목적으로 유책 여부를 배제하고 기여도만을 측정, 유책에 대한 부분은 상황을 따져 위자료의 청구로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특히 위의 사례와 같이 이혼 전 각서 등을 작성했다 하더라도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은 이혼 후 결정하는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형성 과정에 일방이 100% 관여한 명확한 내용 등이 없다면 부부관계를 맺은 이후 형성된 재산 대부분이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퇴직금·연금 등 혼인 관계를 청산한 이후에 있을 소득도 혼인 관계의 유지 기간에 그 형성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기간과 비용을 산정, 해당 소득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고 있어 일반적으로는 상속·증여 등 쌍방의 기여가 없이 일방이 획득한 재산만이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있다.

분할의 비율은 혼인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부부가 맞벌이일 때 50%로, 한쪽이 전업주부로 가사를 전담했을 때 30%가량의 기여도를 인정 분할 하고 있다.

2019년 서울고등법원은 협의 이혼을 전제로 재산 분할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할지라도, 그 이혼이 협의가 아닌 재판상 이혼으로 결정됐다면 그에 앞선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부부관계인 B씨와 C씨는 가정불화로 인해 이혼에 합의하고 재산 분할을 포함한 이혼 관련 사항을 공정증서로 작성하고 그에 따라 B씨가 C씨에 2억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C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며 위자료 5천만 원에 재산 분할 4억 원을 요구했다. B씨는 “이혼과 관련한 사항으로 이미 공정증서를 작성했으며 그에 따라 재산분할금으로 2억 원을 지급했으므로 C씨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법원은 “B씨는 C씨에 3천9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B씨와 C씨 사이에 협의 이혼이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상 이혼이 이뤄지므로 협의이혼 공정증서상의 재산 분할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분할 대상 적극재산의 취득 경위, 분할 대상 적극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대한 두 사람의 기여 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했다.

이혼에 있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면 유책 사유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 단계는 지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혼소송의 쟁점은 이혼의 가부가 아닌 양육권 혹은 재산 분할로 볼 수 있는데, 그 성패는 법리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하는 사안은 개인적인 대응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법률 전문가와 함께 철저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상수 법무법인 선린 대표변호사

▲미국 컬럼비아대학 국제통상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대학원 지식재산 전공 ▲제40기 사법연수원 수료 ▲금천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장 ▲법무부 법사랑 평택연합회 감사위원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형사조정위원 ▲평택경찰서 정보공개심의위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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