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돌 두산 ㊤]韓 최장수 기업…'형제경영' 정착

2016년 박정원 체제 4세 경영 막 올라…체질 개선 과제 안아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창립 124주년을 맞은 한국 최장수 기업 두산그룹의 발자취는 곧 재계의 역사다.

두산은 1896년 서울 종로에서 면직물을 판매하는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해 맥주를 파는 소비재 기업에서 제조 기반 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두산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또 한번 고비를 만났다. 4세 경영 시대를 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어깨도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셈이다.

두산은 그동안 '장자 상속'과 '형제 승계' 방식으로 그룹을 운영해 왔다. 장자를 중심으로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고, 다음 세대로 이를 넘기는 식이다.

1946년 박승직 창업주의 아들인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 이후 1981년부터 2015년까지 3세 경영이 이뤄졌다.

두산그룹 가계도

박두병 회장은 생전 무조건적 경영 승계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형제 간 우애를 다지고,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두산그룹은 박두병 회장이 유지에 따라 형제 승계 전통을 유지해 왔다.

박두병 회장의 장남 박용곤 회장, 차남 박용오 회장, 3남 박용성 회장, 4남 박용현 회장(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5남 박용만 회장(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2015년까지 순서대로 회장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형제 승계가 순탄키만 했던 건 아니다. 박용오 전 회장이 2005년 동생의 회장 취임에 반발하면서 형제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고 두산은 박용성 회장과 박용현 회장 사이 약 4년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겪어야 했다.

현 박정원 회장은 삼촌 박용만 회장의 추천을 받아 2016년 두산그룹 총수가 됐다. 한국 주요 대기업에서 4세 경영이 시작된 것은 두산그룹이 처음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 ]

박정원 회장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의 사촌들도 주력 계열사에서 활동 중이다. 박용성 회장의 아들인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 박석원 두산 부사장, 박용현 회장의 아들인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형원 두산 밥캣 부사장, 박용만 회장의 아들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이 그룹사 곳곳에 포진해 있다.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두산 4세들에게 부여된 과제는 녹록지 않다. 2007년 밥캣 인수 이후 계속돼왔던 유동성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2017년에는 정권 교체와 함께 에너지정책의 전환되면서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도 위기를 맞게 됐다.

결국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3조6천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두산 중공업이 보유한 골프장 클럽모우CC,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에 대해 매각 의사를 밝히거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의 경우 매각 작업도 중요하지만 이후 정부 에너지 정책 등에 맞춰 어떻게 체질 개선에 성공하느냐 관건일 것"이라며 "또 매각 상황에 따라 4세 경영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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