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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캐피탈 예비입찰 10여곳 참여 …매각가 4천억 받을까


국내외 재무적·전략적 투자자 예비입찰 응찰 나선 것으로 전해져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효성캐피탈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비교적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올 연말까지 효성캐피탈 매각을 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데 이번 예비입찰이 흥행에 선방하면서 본입찰까지 순조롭게 새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효성의 희망 매각가가 4천억원 이상으로 전해져 원하는 가격을 받고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를 통해 효성캐피탈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해 10곳이 응찰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이트웨일그룹(WWG), 뱅거스트릿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중국의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 등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구의 효성그룹 본사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PEA는 국내의 애큐온캐피탈 대주주로 당초 예비입찰 응찰을 검토한 바 있으나 포기하면서 이번 예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검토했던 것은 맞으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예비입찰에 응찰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사이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초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움츠러들어 예비입찰의 흥행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10곳이나 응찰에 나서면서 비교적 흥행에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비입찰의 흥행으로 효성그룹의 효성캐피탈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 입찰자가 많을수록 가격 경쟁 등으로 효성그룹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의 매각가를 4천억원대 수준으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부가액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수록 매각기일을 맞춰야 하는 효성그룹 입장에서는 여유가 생긴다.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 지분 97.5%를 정리해야 한다. 효성그룹은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전환일인 지난해 1월1일을 기점으로 유예기간인 2년내인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효성과 같은 일반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기한내에 매각을 못하면 효성그룹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다만 앞으로 매각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보통 기업의 지분 매각은 매각주관사를 통해 예비입찰을 받아 실사를 한다. 이후 통상적으로 가격 등 매각 조건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본입찰에 돌입하는 절차를 따른다. 이때 예비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실사를 통해 기업의 인수가치를 가늠해보고 본입찰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예비입찰 후 본입찰까지는 보통 1~2개월이 소요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예비입찰을 거쳐 실사, 본입찰 등 일반적인 절차를 거친다"며 "오늘 예비입찰이 마감되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될지는 지금 알수 없다"고 말했다.

효성캐피탈은 공작기계, 산업기계 등 설비금융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효성캐피탈의 영업자산 1조9천328억원 중 산업기계자산은 39.2%로 가장 많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타기업금융자산도 23.6%로 상당하지만 산업기계자산이 아직 더 많다. 이어 오토금융은 13.6%, 주택금융 13.5%, 의료기기 5.0%, 스탁론 4.8%, 기타 0.3% 순이다.

특히 산업기계 영업자산만 보면 최근 몇년간 산업기계 관련 자산이 줄였음에도 여전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산업기계 관련자산은 7577억원으로 2016년 9616억원에 비해 21.2% 감소했다.

다만 최근 몇년간 설비금융에 대한 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 효성캐피탈의 전체 순이익은 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대출 부문 순이익은 3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효성그룹 등에 따르면 일반대출부문에는 PF, 기업대출, 개인 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대출상품이 포함되고, 공작기계·의료기기 등 설비금융 관련된 상품 이익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리스·렌탈 부문 등에 포함된다.

연간단위로 봐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276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나 늘었는데, 이 중 일반대출부문 순이익은 185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할부금융부문 순이익은 10억원, 리스·렌탈부문은 58억원 수준이다.

이같은 변화는 효성캐피탈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결과다. 또 하나는 설비금융 관련 산업이 위축되면서 산업기계자산이 많은 효성캐피탈도 타격을 받으면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에 효성그룹의 효성캐피탈 매각이 흥행하면 그룹 입장에서도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효성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1조5천350억원으로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2천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유동부채는 2조5천409억원이다. 차입금만 보면 1조7천440억원이며 절반 이상인 9천319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단기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 1분기 경영실적도 좋지 않았다. 효성은 올 1분기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효성은 조석래 전 효성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지분 21.94%를 갖고 있으며 조 회장의 동생 조현상 효성 사장의 지분이 21.42%로 두번째로 많다. 조 전 회장의 지분은 9.43%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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