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취준생 등 일부 네티즌들은 "평등이 아닌 역차별"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규직 전환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인국공 사태'는 갑자기 시행된 정책은 아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인천공항이 '1호 사업장'이다.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되자, 여러 취준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뉴시스]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해당 공약을 시행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지 이틀 만에 23만 6천명이 넘는 인원의 동의를 얻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청원인은 "이 곳(인천국제공항)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사무직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며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겠나. 이건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 측은 "취준생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5일 오전 방송된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 "이번에 전환하는 일자리는 소위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 일자리가 아니고 이미 공항에서 보안검색(요원)으로 일하던 분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수석은 "이번 진행 과정에서 국민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분들이 보기에 상당히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오해 같은 것이 퍼진 게 아닌가 싶다"며 "우선 1900명을 정규직화 한다는 결정은 이번에 내려진 것이 아니고 2017년 12월 이미 정해져있던 사실"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은 1만명이라는 절대 다수의 비정규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은 2천명의 정규직과 1만명의 비정규직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이 있는 3천개의 업무는 직접 고용으로 전환을 하고 7천개는 아쉽지만 자회사를 통해서 전환하기로 결정을 했다"며 "이번에 발표된 1천 9백명의 경우엔 당시 이미 직접 고용을 하기로 결정돼 있던 생명안전업무의 일부"라고 전했다.

황 수석은 이같은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 분들이 3300백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체에 가던 관리비 같은 것을 처우 개선에 쓰면 (급여가) 3500만원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떤 잘못된 정보가 청년들의 답답한 마음에 불을 지르는게 아닌가 싶다"며 "(이번 조치가) 오히려 청년분들에게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공식 해명에도 다수의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창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취준생 일자리 뺏는다고 논란이 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조건과 기준 없이 쉽게 정규직 전환 되는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간 대학다니면서 수천만원 써서 중소기업 들어가도 초봉 3600만원 안 주는 곳이 많다. 준다고 해도 격주제 쉬거나 주 6일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냥 운좋게 몇년 일했다고 공기업 취업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등 성토에 가까운 댓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비정규직 보안요원이) 그동안 조직에 기여한 공로는 가산점으로 인정해주면 되는 일이고, 고용안정의 측면에서는 공채에 합격할 때까지 기존 고용형태로 고용을 보장하면 충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가지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취준생의 일자리를 뺐는 게 아니고 정규직 일자리를 1900개를 늘렸고, 800개는 새로 뽑는다고 하니 오히려 티오가 늘어난 것이다. 물론 명문대 나와서 청원경찰 하려고 시험 보진 않을 것"이라며 "사무직 준비하던 사람한테 어떤 손해도 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이번 '인국공 사태'는 불만을 성토하는 네티즌들이 더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정규직 전환이 '로또 취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로또 취업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 묻지마 정규직화는 대한민국의 공정 기둥을 무너뜨렸다. 노력하는 청년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인천공항은 '로또 정규직' (전환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수십만의 청년들이 그 취업 기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노력을 다해왔는데, 그 믿음이 송두리째 박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방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비정규직의 애환과 절규를 문재인 정부의 선전과 치적으로 포장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며 "'묻지마 정규직 전환'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국공 사태'에 대한 반발을 그저 정치적 성향의 대립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취업을 위해 피땀어린 노력을 하고 있는 2030세대들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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