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하늘이와 시각장애 엄마의 아련한 '동행'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어떤 이는 ‘꽃 같다’ 하고 어떤 이는 ‘보석’ 또 ‘천사’라 부르는 여덟 살 꼬마 숙녀, 하늘이. 야무지고 까르르 잘도 웃는 하늘이에겐 늘 노심초사하며 애타게 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엄마.

엄마는 혼자선 일상생활이 쉽지 않은 시각장애로 코앞에서 애교부리는 하늘이의 얼굴조차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매일매일 엄마의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게 하며 자신이 커가는 모습을 알려주는 하늘이. 길을 갈 때도 엄마 손을 꼭 잡고 안전한 길로 엄마를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도 기꺼이 해낸다. 때론 보이지 않아 실수투성인 엄마의 일을 대신해주고, 엄마가 상처 받았을 마음이 애처로워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분을 풀어준다.

동행 [KBS 1TV]

요즘은 엄마 건강까지 챙기며 혹독하게 운동을 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하늘이에게 엄마는 여덟 살 작은 몸으로도 꼭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식사 시간이 되면 온 가족이 총동원돼야 밥 한 상이 차려진다. 서로 돕고, 의지하지 않으면 더없이 더디고 서툰 하늘이의 엄마와 아빠. 남들보다 조금 부족하고 느린 엄마와 아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왔다.

엄마는 두 번의 유산 끝에 낳은 귀한 하늘이에게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 해주고, 자꾸만 어린 딸에게 짐이 되는 것만 같아 면목이 없다. 딸에게 해줄 수 없는 일이 많은 건 아빠도 마찬가지. 다만, 하늘이가 앞으로 살아갈 밑천이라도 만들어주기 위해 밤낮없이 일에 매달린다.

그렇게 열심히만 살면 채울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하늘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걱정이 많아졌다.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라 팔순이 다 되어가는 할머니가 가정통신문을 봐줘야 하는 기막힌 상황. 그래도 누굴 닮았는지 예쁘고 마음씨도 천사 같은 하늘이를 위해서라도 가족은 부족한 힘을 모으는 중이다.

오늘도 동네 어귀에는 하늘이의 앙증맞은 노랫소리가 들린다. 보이지 않는 엄마를 위해 안전한 길로 안내하는 하늘이만의 길 안내 법.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하늘이에겐 고민이 생겼다. 항상 바늘과 실처럼 붙어있던 엄마가 혼자 집에만 있을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아서다.

그날부터 엄마를 위해 지도를 그린 하늘이. 자신만의 비밀 장소를 엄마에게 소개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늘이는 집에서 가까운 곳, 익숙해진다면 엄마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는 아지트 가는 길을 한발 한발 발걸음 수 헤아려가며 그려나간다.

엄마를 위해 점점 더 챙겨줘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은 여덟 살 하늘이의 소망은 마법을 부려 엄마 눈을 낫게 해주는 것. 엄마에게 자신의 눈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하늘이는 앞으로 엄마에게 자신의 눈을 통해서 더 예쁘고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여덟 살 하늘이와 시각장애 엄마의 뭉클한 '동행'은 20일 저녁 6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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