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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속페달] 배터리업계, 실적부진에도 투자 확대…시장 선점 '사활'


세계 각국의 계속된 환경규제…배터리 수요 폭발 성장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속에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각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그린 뉴딜' 정책을 표명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공급부족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25년 배터리 수요(1천257GWh)가 공급(1천97GWh)보다 많아지면서 본격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Seller's Market)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중국에는 자국 정부의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배터리 한계기업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제외하면 시장 전환 시점은 더 빨라진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오는 2023년 406GWh으로 공급(335GWh)을 추월하게 된다.

더욱이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정책도 배터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 팬더믹 사태로 '캐시카우'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해 각국의 환경정책 의지가 지속되는 데다 완성차의 전기차 출신 로드맵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업계는 신용등급 하락 우려에도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배터리 투자를 가속화해야만 향후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LG화학이 전년 동기 대비 15.9%, 삼성SDI는 54.6%, SK이노베이션은 적자전환했다.

더욱이 이들의 재무구조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차입금 규모가 2조1천억원에서 10조3천억원으로 무려 4배 이상 뛰었고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81.4%에서 113%로 악화됐다. 심지어 최근 국내 신용평가업체 3곳 모두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AA+)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LG화학은 중국 지리 자동차, 미국 GM과 잇따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또 베트남 1위 기업 빈그룹 계열사인 빈패스트와도 배터리 팩 합작사를 만들었다. LG화학은 연내 착공 예정인 구미 양극재 공장을 중국 업체와 합작해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배터리 자체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섰다. 올해 배터리 생산규모를 20GWh에서 30GWh까지 늘리고, 향후 5년간 4배 이상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삼성SDI가 지난해 배터리 캐파 증대를 위한 시설투자에 사용한 금액만 1조5천9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조지아주에 9.8GWh 규모 배터리 1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9천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한다.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 창저우 공장과 헝가리 코마롬 공장이 본격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어 단숨에 탑(TOP) 5진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업체들은 지금 당장 무리한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내년부터 배터리 시장 성장에 따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은 배터리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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