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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에 조선업계의 카타르 잭팟이 던진 의미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카타르 LNG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수주금액은 23조원으로 이는 수주 역사상 최대규모다. 특히 이번 수주에서 중국 업체 등과 경쟁했지만, 'LNG 초격차' 전략을 추진한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잭팟을 터트렸다.

이번 수주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위축과 물동량 축소, 원유수요 감소까지 겹치며 선박 발주가 끊겼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누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 CGT(환산톤)으로 작년 1분기(810만 CGT)보다 71.3% 떨어졌다.

카타르 LNG 프로젝트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향후 LNG선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러시아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 등 후방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날 철강주(株)는 모처럼 일제히 폭등했다. 조선업계에 일감이 늘어날수록 조선용 후판 수요 증가로 철강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제조업의 기술력을 재점검하고 정부의 지원전략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타르 프로젝트 120척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100척 이상의 수주를 따내는데 성공했지만, 중국 역시 예상 외로 16척을 수주했다. 중국 역시 '기술굴기'를 통해 한국 LNG 따라잡기에 나섰다.

LNG운반선은 과거 1980년대 일본 조선사들이 장악했다. 우리나라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일본 조선사들을 따라잡고 세계 LNG시장을 제패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중국 조선업계에 자리를 내줄지 모른다. 중국 조선업계는 자국 발주와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세계 수주 1위를 기록 중이다.

조선업계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LNG선의 핵심기술인 화물창 기술이 프랑스 GTT사(社)에 있다 보니 1척당 5% 가량의 로얄티를 지불한다. 100척을 건조하면 로열티로만 1조1천500억원을 GTT에 줘야 한다. '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프랑스가 챙긴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화물창이란 LNG를 영하 162℃로 냉각시켜 1/600로 압축한 액화상태의 가스(LNG)를 담는 탱크로 LNG선의 핵심기자재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2005년부터 10년간 200억원 가량을 쏟아부으며 연구개발에 나서 2015년 한국형 LNG화물창 KC-1 개발했지만, 안전성 문제가 커지면서 트랙레코드(운용실적)가 전무하다.

조선업계는 중국처럼 정부가 노후 선박을 대체 발주하고 LNG화물창을 신규 테스트할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번의 잭팟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조선업계의 연구개발을 더욱 독려하고 세밀한 조선업 부흥전략을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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