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뚝심투자, 코로나19 위기에도 미래차 투자는 확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반토만…계획된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 한해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미래차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5월에 국내 7만810대, 해외 14만6천700대 등 총 21만7천51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국내는 4.5% 증가했지만 해외 49.6%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39.3% 줄어들었다.

기아차의 사정도 비슷하다. 기아차는 5월 국내 5만1천181대, 해외 10만9천732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16만91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국내는 19.0% 증가, 해외는 44.0%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32.7%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판매량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현대차 5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29.7% 증가했고, 기아차는 14.7%% 늘었다. 이같은 증가세는 3,4월에 워낙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출처=현대자동차]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직까지 안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주춤하던 국내 확진자도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국내 주요 공장은 해외 판매 어려움에 따라 6월에도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2분기 성적표는 코로나19 초기였던 1분기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은 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8조4천230억원, 영업이익 3천609억원, 당기순이익 3천4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9%, 28.2% 급감했다.

현대모비스 측도 코로나19 초기였던 1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 모듈 및 부품 매출이 55.7% 하락한 것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2분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태가 확산되면서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총사의 실적부진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 선두권 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장기 투자 계획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래차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끊임없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혀왔다. 현대차는 작년말 '2025 전략'을 통해 6년간 전기차 부문에만 10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차는 올해 1월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산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S'를 발표하면서 6년간 29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역시 코로나19 사태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위기시기에 오히려 핵심경쟁력을 강화해 미래를 준비하다는 전략이다. 최근 R&D 신규거점 투자계획도 밝혔다. 올해만 1조원 규모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또한 기술 트렌드를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전동화 분야 기술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삼성SDI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배터리 분야에서 추가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삼성SDI가 수조원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합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부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비용을 합리적으로 최소화하고 있지만 신사업이나 미래먹거리를 위한 R&D·투자는 절대 줄이지 않는다"면서 "회사의 미래가 걸려 있는 만큼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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