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넛크래커 韓] 홍콩보안법 논란까지…K반도체 영향은


'무관세' 반도체, 큰 영향 없어…비용 증가·시장 둔화가 문제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아 보복 절차에 나서면서 홍콩을 통해 수출을 꾀하던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홍콩을 중국 수출경유국으로 활용하던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과 관련해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홍콩의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은 1992년 홍콩이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전제하에 비자 발급, 투자 유치, 법 집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대우하는 홍콩정책법을 제정한 바 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에도 이 법을 계속 유지해왔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허브로서의 역할 상실과 외국계 자본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홍콩을 중국 수출경유국으로 활용하던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그동안 홍콩을 경유해 중국에 반도체 물량을 간접 수출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낮은 법인세와 안정된 환율, 항만·공항 등 국제금융·무역·물류 허브로서 이점을 갖추고 있어 홍콩을 중계무역 기지로 활용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홍콩 수출 금액은 319억1천300만 달러로, 이중 반도체가 222억8천700만 달러에 달했다. 전체 수출액 중에 반도체가 69.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으로 간 반도체 90% 이상은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다만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무관세이기 때문에 미국 홍콩의 제재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중국 화웨이, 비야디 등이 있는 선전으로 직수출하거나 대만에서 중국 대륙으로 우회 수출하는 방식을 택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당장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은 세제 혜택 외에도 뛰어난 무역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무역 중심지로 꼽히는데, 홍콩의 역할이 위축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간접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무관세 품목이고, 홍콩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가는 물량도 거의 없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선전 등으로 직수출하는 루트가 형성돼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된다 해도 당장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다만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은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어 물류창고로 활용도가 높은데, 홍콩의 중계무역을 제재해 직수출 또는 우회 수출을 할 경우 물류비용은 다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홍콩보안법 관련 미중갈등과 우리 수출 영향' 자료를 통해 "중국 직수출로 전환이 가능하나, 국내 반도체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은 물류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대체 항공편 확보까지 단기적인 차질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홍콩 제재보다는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업황 둔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홍콩 제재로 기존 혜택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단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돼 장기적으로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지속해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직수출한다 해도 비용 문제는 크지 않은데,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가 이어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틈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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