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인-이동렬 신용정보원 CTO] 8월부터 빅데이터 시대…아이디어만 있으면 금맥 캔다


은행·보험·증권 등 모든 신용정보 활용 가능…이종산업 결합이 승부수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올해 8월부터 본격적인 빅데이터 시대가 열립니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다면 데이터 확보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2016년 1월 출범한 신용정보원은 설립된지 오래되지 않고 대중에게는 낯선 기관이지만, 국내 금융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막중하다.

이동렬 신용정보원 CTO가 8월부터 은행·보험·증권 등 모든 신용정보를 누구든지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 시대가 열린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은행, 증권, 보험 등 5개 협회의 신용정보가 통합되는 세계 최초의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 최근에는 빅데이터 산업 확산과 함께 신용정보원이 보유한 금융 신용 데이터에 대한 활용 수요도 급증했다.

특히 올해 1월 빅데이터 활용 규제 족쇄를 푼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신용정보원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됐다.

신정법 개정안의 핵심은 개인의 동의 없이도 비식별조치가 됐다면 익명정보와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이 동의할 경우 자신의 신용정보를 다른 업체에게 넘길 수도 있다.

지난 1월 신용정보원 내 '금융빅데이터센터'가 신설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금융+이종산업 결합 데이터 문의 많아

이동렬 신용정보원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금융빅데이터센터 부센터장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이제 국내 빅데이터 산업도 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첫 발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CTO는 미국 미시건대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SDS와 IBM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데이터 분석가다.

"업계에서 빅데이터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2008년 정도부터인데요. 그 전에는 빅데이터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고, 데이터 분석·최적화라고 했죠."

2000년대 초반부터 금융권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에 신경쓰면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시기상조였다고. 당시에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컴퓨터 성능이나 알고리즘 개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빅데이터 처리 기술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동렬 신용정보원 CTO가 한국신용정보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이 CTO는 2016년 신용정보원 설립 당시 합류해 정보분석부장을 맡았다.

신용정보원이 은행, 보험 등의 금융사 정보를 집중해서 관리하는 기관이다보니,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금융권에서 활용하기 위한 비식별조치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로 합류하게 됐다.

다만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데이터가 있어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었다.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 이후 국내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은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분석 결과를 활용해 사업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첫단계인 데이터 확보에서부터 길이 막혀왔다.

이 CTO는 "이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양과 질이 높아지면서 금융 빅데이터 산업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대형 금융사들은 2~3년 전부터 빅데이터센터나 빅데이터 전산조직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만 확보되면 분석 능력을 갖춘 금융사들은 많이 있다고 본다"며 "벤처나 스타트업들도 법적으로 데이터 문제가 해결되고 방향이 갖춰졌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금융권은 다른 산업보다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들이 많고 정형화돼 활용이 쉬운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 다른 업권보다 빅데이터 활용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대되는 것이 금융권과 다른 산업과의 데이터 융합이다. 예를 들면 온라인쇼핑몰에서 특정 소비패턴을 보이는 소비자의 자산 구조나 신용도는 어떤지 등을 분석할 수도 있다.

이 CTO는 "다른 업권의 경우 신용정보원처럼 데이터 집중기관이 없기 때문에 특정 회사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게 될 것이다"라며 "벌써 기업체나 연구기관에서 시범적으로 빅데이터 융합분석을 해보자는 요청이 많이 들어와 검토 중인 단계다"라고 밝혔다.

이동렬 신용정보원 CTO가 8월부터 시작되는 빅데이터 시대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핀테크 기업의 데이터 수요도 급증해

신용정보원 빅데이터센터는 올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상황이다.

현재 데이터 표준화, 신규 데이터 발굴 등 금융권 데이터 전체에 대한 전략을 짜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지원센터 역할도 한다.

신용정보원은 마이데이터 협의체 간사를 맡고 있는데, 다양한 이해관계의 금융사 간 주고받을 데이터의 종류에서부터 포맷, 보안·인증 방법 등 기술적인 부분과 비용문제 등의 절차까지 논의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올해 8월부터 시행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API를 통한 본격적인 서비스는 내년 8월께쯤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금융빅데이터개방시스템(CreDB)의 시스템, 설비 업그레이드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신용정보원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데이터들을 가명처리해서 알아볼 수 없도록 한 뒤, 샘플링한 데이터들을 다른 금융사나 연구소에 분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원격분석 시스템이다.

올해에는 서비스하는 데이터의 종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오픈한 CreDB의 이용자 3분의 1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다.

이 CTO는 "신용정보원이 지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핀테크 회사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이 데이터를 분석해 신용모형을 만들어서 서비스하겠다는 핀테크 업체들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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