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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장고 들어간 정몽규…5월도 어려울 듯


HDC 내부에서는 반대여론 커져…채권단과 인수조건 두고 비공식 재협상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당초 예정됐던 4월을 넘기게 된 가운데 5월에도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인수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까닭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여부가 빨라야 6월께 결론날 것으로 전해졌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인수를 확정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HDC현산 내부에서는 인수를 포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HDC현산의 경영상황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 자금지원 등이 이뤄지면 HDC현산 임직원의 급여·성과금 등이 줄어들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거론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그룹의 명운을 걸었다. 주택건설업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했고, 아시아나항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계획이었다. 무차입 경영원칙을 고수해오던 정 회장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에서 그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동반 부실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4월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려던 정 회장이 인수 확정을 뒤로 미루고 있는 것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수를 늦춤으로써 채권단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력일수도 있다. 실제로 HDC현산이 채권단에 인수조건과 관련해 재협상을 요구했고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해 비공식적으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HDC현산과 거래를 마무리 짓고 싶어 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참여했던 애경그룹은 이미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지은 만큼 아시아나항공 다시 매물로 나오더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수은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에 1조7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M&A를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HDC현산이 인수를 서둘러 확정했다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 결정을 얻어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인수 확정 이전에 대출금 상환 연장, 금리 인하 등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낸다는 전략이다. 채권단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천억원의 출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회장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약금 2천500억원을 날려도 인수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계약금도 향후 소송을 통해 일부라도 돌려받은 여지도 있다. 인수 계약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숨겨진 손실 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HDC현산 내부적으로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인수를 확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한화그룹도 계약금을 포기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옳은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 입장에서는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 인수 포기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향후 새로운 매물이 M&A 시장에 등장할 경우 매각자 입장에서는 인수 포기 선례가 있는 HDC현산을 배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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