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핫스팟] 미리 만져보고 입어보고 써보고 베팅…'슬기로운 펀딩생활' 시작됐다

라이프스타일 투자플랫폼 와디즈, 성수동에 오프라인 체험공간 오픈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성수동이다. 낙후된 구도심에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도약했던 뉴욕 브루클린에 빗대어 이런 멋진 별명을 얻었다. 철제선반 제작소, 수제화 공방 등 오래된 공장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골목 사이에 세련된 카페와 인스타그램 유명 맛집, 그리고 공유 오피스들이 즐비하다.

이곳에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있는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가 처음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 23일 오픈했다.

공간 와디즈 1층 '스페이스'에 펀딩 중인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써볼수 있다. [조성우 기자]

이름은 '공간 와디즈'.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그리고 옥상 루프탑의 꽤 규모 있는 건물 한채를 전부 사용한다.

공간 와디즈가 위치한 곳은 성수동 메인스트리트에서 한블록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빌라들과 조명가게, 카센터 등이 섞여 있는 골목을 걷다보면 화사한 베이지톤의 건물이 나온다.

성수동에서도 오래된 이 건물은 과거 인쇄소, 통신사 본부 등으로 사용되다 몇년 째 방치돼 있던 곳이다. 와디즈는 이곳을 시멘트를 바른 벽돌벽,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세련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 다양한 아이디어 펀딩 제품 먼저 체험해보는 공간

공간 와디즈 외부 모습. 과거 경비실로 사용됐던 공간은 풍선들이 가득 찬 포토존으로 꾸몄다. [조성우 기자]

입구에 위치한 과거 경비실로 사용됐던 작은 별채는 풍선들이 가득 찬 '포토존'이 됐다. 이 풍선들은 여러가지 것들이 모이는 '크라우드 펀딩'을 상징한다.

"입소문을 타기 위해서는 제품을 하루에 150만원 어치 파는 것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15장이 올라오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 있죠."

포토존과 너른 마당을 지나 진입하는 공간 와디즈 1층의 '스페이스'는 펀딩이 진행중인 제품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펀딩에 도전 중인 아이템을 둘러보고 QR 코드를 통해 바로 홈페이지나 앱에 접속해 펀딩에 참여할 수도 있다.

와디즈에 올라오는 펀딩 프로젝트는 한달에 1천개에 달한다. 이 오프라인 공간에는 한번에 500개 정도의 제품을 진열할 수 있으며, 주 단위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자기를 닮은 레트로풍 기계식 키보드, 쉽게 잃어버리는 물건에 붙여 블루투스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타일, 자동차 바닥에 카페트처럼 깔면 승차감이 조용해지는 카매트,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갈아넣은 빈백 소파 등의 아이디어 생활용품이 눈에 띈다.

전시된 제품 옆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바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는 상세 페이지로 연결된다. [조성우 기자]

커피원두를 사용한 친환경 재활용원단 티셔츠, 사회초년생을 위한 구김없고 데오드란트 패드가 붙여진 정장 등의 패션·잡화 제품은 피팅룸에서 직접 입어볼 수도 있다.

매일 새롭게 조립해 바꿔주는 고양이 놀이터, 자동으로 청소되는 화장실, 강아지용 해먹 같은 반려동물 용품은 새롭게 떠오르는 카테고리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와디즈의 심사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며 "이 공간에 사용자들이 와서 직접 체험해보고 프리뷰를 해주면서 이런 문제점을 소통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리 만져보고 입어보고 써보고 베팅하는 '슬기로운 펀딩생활' 공간인 셈이다. 실제 한달 정도 시범 오픈기간을 거쳤는데,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다고.

수제 스니커즈를 와디즈에서 펀딩 진행한 성율덕 제누이오 대표는 "시범 오픈 기간 중 공간 와디즈에서 스니커즈 시착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직접 신어 본 서포터들이 온라인에서 다른 구매자들의 사이즈 결정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제누이오 스니커즈는 한달이 채 안돼 단일 품목으로 18억원 펀딩을 받음으로써 유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 이 신발을 신어보기 위해 공간 와디즈를 찾은 서포터즈만 2천~3천명에 달했다고 한다.

와디즈는 스타트업 트렌드의 최전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디즈에서 펀딩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최근 인기 있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 및 잡화 제품도 피팅룸에서 직접 입어볼 수 있다. [조성우 기자]

◆ "어디에도 없는 창업 고급정보 나눌 것"

2층 '플레이스'는 펀딩이 완료된 제품을 바로 현장에서 구매해볼 수 있는 공간과 카페,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돼 있다.

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펀딩이 완료되고, 만족도 평가 점수와 정성적인 내용을 평가해 와디즈 상품기획자(MD)가 입점을 결정한 제품들이다.

황인범 와디즈 이사는 "스타트업의 펀딩 실적이 좋았더라도 이후에 정식 제품의 판매실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의 에너지를 펀딩이 끝나더라도 다음 채널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는 '히즈빈스' 카페와 쾌적한 워킹스테이션이 눈길을 끈다. [조성우 기자]

2층에 입점한 카페는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는 '히즈빈스'다. 히즈빈스는 장애인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카페 운영을 맡기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 기업이다.

또한 아직 창업을 하지 않았지만 창업을 하고자 하는 예비 메이커들이 펀딩을 준비하며 사용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 밖에 조명과 자갈로 꾸며진 3층의 '루프탑'에서는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영화, 공연의 사전 시사와 버스킹 무대, 이웃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다.

야외 공연과 시사회를 할 수 있게 꾸며진 3층 '루프탑'도 시선을 사로 잡느다. [조성우 기자]

널찍한 무대와 좌석이 있는 지하 '스퀘어'에서는 투자설명회, 주주총회, 창업강좌가 진행된다.

신 대표는 "거창한 사업전략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만 어느 공장에서 백팩 단 한개를 만들 수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며 "공간 와디즈에서는 시제품을 어디에서 만드는지 등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고급정보들이 교환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공간 와디즈에는 현재 7명의 상주 직원이 근무한다.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전시 제품에 대한 설명 등을 숙지한 전문 인력이다.

판매를 하지 않는 전시 공간인 1층 '스페이스'는 전시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펀딩 규모에 비례하는 수수료를 내거나 정해진 고정 비용을 내는 것 중 메이커들이 선택할 수 있다. 한 품목 당 2~4주 정도 전시가 이뤄진다.

판매가 이뤄지는 2층 스토어에서는 입점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인데 20% 이하로 낮게 책정하기로 했다. 한달 정도 운영을 해보고 어느 정도 수수료가 적정한지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하 1층 '스퀘어'에서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조성우 기자]

신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고객은 25~35세가 가장 많은데 공간 와디즈를 통해 고객층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마트나 백화점에서 대기업 제품만 사던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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