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ICT 공약 뜯어보니…20대 못 끝낸 '과제' 수두룩

구체적 대안 없이 20대 국회 현안 재탕 수준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방송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공약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공지능(AI)에, 통합당은 현안인 거버넌스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정의당은 ICT 불평등에 초점, 관련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부분 20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갈등에 풀지 못한 현안들로 사실상 대안 없는 '재탕'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 및 각 당에 따르면 여야가 ICT 관련 총선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상당 부분이 현안과 관련 된 문제로 구체적 대안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단골' 요금인하 빠진 대신 무료 와이파이 '여전'

이번 총선 공약에는 그동안 단골로 등장했던 직접적인 통신 요금인하가 빠진 것은 눈길을 끈다. 대신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무료 와이파이'가 재차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으로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열겠다 공언했다. 오는 2020년까지 1만7천개소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2022년까지 이를 총 3만6천여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전한 공공 와이파이 사용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의 1호 공약이기도 하지만 와이파이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6천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비용 부담 및 재원마련도 문제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도 분명치 않다는 게 문제.

이미 공공 와이파이가 확대 구축되고 있는데다 '무제한 데이터' 형태의 요금제 출시 등 달라진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공공 와이파이 확충보다 알뜰폰 또는 제4이동통신 활성화 등 경쟁을 통한 통신요금 부담 완화가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는 주장도 있다.

미래통합당은 요금 인가제 폐지와 함께 단말기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완전자급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명 '단말기호갱방지법'을 만들어 휴대폰 출고가 및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금 인가제 폐지는 이미 20대 국회에 관련 개정안이 정부 발의, 큰 이견이 없음에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완전자급제 역시 여러 개정안이 나왔지만 소비자와 제조사, 이통사, 일반 유통점 등 이해관계자간 이견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대안 등 없이 기존 안을 그대로 반영한 데다 기대효과 등 구체적인 내용도 빠졌다.

여야 모두 이 외 통신 관련 공약은 전무한 상태다.

[편집=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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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파방송·표현자유 강조…규제 시선은 여전

방송 분야의 경우 미래통합당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중점을 뒀다. 기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편파성 및 불공정 논란으로 본래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판단, 이를 폐지하고 뉴미디어위원회 신설을 주장했다. 신설된 뉴미디어위원회는 방송사업자의 허가 및 재승인 등 기존 업무를 맡고 방송통신심의 기능은 없애거나 축소한 게 특징이다.

이 중 지배구조 개선안은 20대 국회때 여야 최대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21대 국회 때 제대로 다뤄질 지는 미지수. 방송심의 역시 전통적인 지상파, 유료방송사를 넘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인터넷 방송 등 현안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보다는 지역 및 성 평등에 초점을 맞춘 경우.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방통위 및 방심위 위원, 공영방송 이사 임명 시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법제화 할 계획이다. 또 방통위 젠더 정책담당관제를 도입하고 공영방송 이사회에 지역별 대표를 포함시키되 이 역시 성별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놨다.

또 여야는 방송 진흥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나 접근법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혁신 콘텐츠 활성화를 지원하고 미디어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전담부서 및 법제 일원화, 즉 통합방송법을 추진키로 했다. 미디어혁신기구를 설치하고, 글로벌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강화 및 역차별 개선 등 공정경쟁 기반 마련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통합당은 방송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방송사 1인 지분 제한을 49%로 높이고, 대기업 소유 지분 제한도 30%로 완화해 투자 확보가 용이하도록 했다. 자산총액 역시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상향하는 등 방송 콘텐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소유·경영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을 약속했다.

정의당은 시민사회와 협업종사자, 학계 등 외부 전문가로 당 차원의 미디어개혁특위 설치를 제안했다. 대부분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 표현의 자유 확대, 혐오 표현 대응과 소수자·약자의 권리 강화, 시청자 참여 및 권리 확대, 공동체마을 미디어 활성화, 방송통신 비정규직 노동인권 보장 등이 골자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세운 통합방송법은 개정 초안이 발표된 후 아직까지 수정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 통합당의 소유·경영 규제 완화가 공정성과 공익성에 연결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의당의 미디어개혁특위 역시 당 내부에 설치되는 특위 수준인데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이견은 20대 국회에서도 역시 결론 내리지 못한 난제로 꼽힌다.

◆ SW진흥법 통과도 어려운데 AI?…대안없는 일자리 창출 '구호'

민주당은 소프트웨어(SW) 강국, 인공지능 기술 퍼스트 무버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공약을 마련했다.

SW강국 실현을 위한 지원 과제로 AI 교육 확산을 꼽았다. 또 SW 중심의 스타트업 및 중소 벤처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인재 육성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SW분야 AI전공자 연구 단절 문제를 개선하고, SW 전문직제도 도입 등 개발자가 대우받는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대학의 AI 학과 및 정원 확대도 추진한다. 전문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 AI 정책과 전략 전담기관 및 주간 전문연구기관 설립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정부가 발의한 SW 산업 진흥 전부개정안도 과방위만을 통과했을뿐, 본회의 문턱에도 오르지 못했던 터라 선거철마다 강조되는 SW진흥이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당은 중소 벤처기업 활성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4차산업 일자리특별법을 발의하고, 국회 4차산업특별위원회 설치도 추진키로 했다. 당 차원에서도 4차산업일자리혁명 기구를 마련하는 한편 당 상임위별 4차산업 일자리 전담 의원도 배치할 계획이다.

차세대 기업 육성을 위한 '히든챔피언발굴 및 육성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ICT, 스타트업 현업 종사자들의 건강관리, 근로상담, 복지지원, 노후지원을 위해 '청년스타트업지원공제회' 신설 등도 공약으로 내놨다.

다만, 이를 놓고 4차산업 일자리 특별법이 아니어도 기존 정보통신융합특별법과 정보통신산업법, SW산업 진흥법 등을 통해 ICT 일자리 창출 등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또 AI와 빅데이터, 드론분야를 '히든챔피언'으로 육성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처럼 여야 ICT 공약은 20대 국회 때 처리되지 못한 현안들이 대부분으로 새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실행력을 담보할 지도 미지수.

업계 관계자는 "당장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가 현안 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며 "20대 과방위의 법안 처리 성과는 전체 상임위 평균 35%를 밑도는 25% 수준으로 21대에서 바톤을 이어 받더라도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총선 공약은 대선공약처럼 5년 임기 동안 수행할 전반적인 약속을 다 나열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대선공약 내지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부분 중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과제를 중심으로 준비해야 하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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