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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중단하고 공장 문 닫는 정유업계…"팔수록 손해"


현대오일뱅크, 공장 일시 셧다운…SK종합화학, NCC사업 중단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발 유가쇼크로 인해 최대위기에 내몰렸다. 유가는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다. 이들은 공장 셧다운에 돌입하는 등 '컨틴전시 플랜' 가동에 나섰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통상 하반기 진행하던 정유 공장 정기보수를 앞당겨 진행한다. 현대오일뱅크 제2공장 가동을 8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중단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시황이 악화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 말 미리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은 현대오일뱅크 전체 생산능력의 3분의 2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설비다.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정확한 손실액은 산출되지 않았지만, 정제마진이 적자인 상황을 고려할 때 오히려 손실분을 방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종합화학 역시 48년 만에 정유업계의 상징인 NCC(나프타분해공정) 가동을 멈춘다. SK종합화학은 SK 울산CLX 내 NCC와 EPDM(합성고무제조공정)을 가동중단한다. NCC공정은 1972년 상업가동을 개시해 연간 20만톤 규모의 국내 최초 나프타 분해 공정으로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효시다.

이 공정이 중단되면 SK종합화학의 에틸렌 연간 생산량은 87만톤에서 67만톤으로 줄어든다. NCC공장에서 원료를 받아 생산하던 3.5만톤 규모의 EPDM공정(1992년 상업가동 개시)은 2분기 내 가동 중단할 계획이다.

정유사들이 이같은 비상조치에 돌입한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 유가 하락 등에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국내 정유업계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이하를 기록할 경우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다.

4월1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3월3째주(배럴당 -1.9달러) 이후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고도화 설비를 100% 적용했을 때를 가정한 숫자다.

더욱이 산유국의 감산 실패로 유가는 연일 폭락하며 정유사의 재고평가손실은 커지고 있다. 정유사들은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한 뒤 가공·판매한다. 이 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경우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을 본다. 유가는 올해 1월 배럴당 60불 수준에서 현재 20불대에 그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제마진 악화와 재고평가손실, 환율까지 모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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