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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매일 700억씩 손실…코로나發 유가쇼크에 최대위기


재고평가손실·제품판매손실·환손실까지 3대 악재…비상경영체제 돌입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발 유가쇼크로 인해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국제유가는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데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다. 이들 업계는 하루 최대 700억원씩 영업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역대급 상승폭을 보이며 급등했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급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한 무함아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얘기했다"며 "그들이 약 (원유) 1천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내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여전히 국제유가는 올해 1월 60달러대에서 3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사에 단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한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그만큼 저렴하게 원유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로 원유수요도 급감했다. 결국 국내 정유사는 재고평가손실을 떠안게 됐다. 통상 정유사들은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한 뒤 가공·판매한다. 이 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경우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만큼 평가손실을 본다.

더욱이 석유수요 감소로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BEP)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달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1.1달러로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이마저도 고도화 설비를 100% 적용했을 때를 가정한 숫자다. 결국 재고손실과 함께 제품판매손실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유 4사가 지난달 중순부터 하루 최대 700억원씩 영업손실을 보고있는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급등한 환율 역시 정유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경우 원가비용이 커진다.

결국 국내 정유업계는 감산에 돌입하며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국내 1위 정유기업인 SK에너지는 원유 정제공장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85%까지 낮춰 감산에 돌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오일뱅크도 90% 수준으로 조정했다. GS칼텍스는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겼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강달호 사장을 비롯해 전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고 경비예산을 70%까지 삭감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에쓰오일은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제마진 악화와 재고평가손실, 환율까지 모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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