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20년 영욕의 세월…보험 떼고 방산 주력으로

1999년 LG화재 계열분리해 독립…LIG건설 CP사건으로 LIG보험 매각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범LG家 일원인 LIG그룹은 보험업을 앞세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노리다가 영욕의 세월을 거쳐 방산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그룹으로 쪼그라들었다.

LIG그룹의 모태는 LG화재해상보험(현 KB손해보험)이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첫째 동생인 구철회 창업고문의 장남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LG그룹에서 LG화재를 계열분리해 창립했다.

구철회 창업고문은 형인 구인회 창업자를 도와 LG그룹 초기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구인회 창업자가 1969녀 별세하자 조카인 구자경 LG그룹 2대 회장에게 그룹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LG그룹 가풍 탓이다.

다만 구철회 고문의 장남인 구자원 명예회장은 LG그룹에 남아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치며 경영에 참여했다.

구본무 회장이 1995년 LG그룹 3대 회장을 취임함에 따라 구자원 명예회장도 LG그룹을 떠나야 하는 시기가 됐다. 삼촌격인 구자원 명예회장이 그룹에 남아 있는 것이 조카뻘인 구본무 회장이 그룹을 경영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자원 명예회장은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했다. 2006년 LG화재가 LIG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LIG그룹이 탄생했다. 이후 LIG그룹은 LIG건설, LIG넥스원 등의 계열사도 거느렸지만 보험이 그룹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구자원 회장은 LIG그룹을 출범시키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건설로 한눈을 팔다가 금융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LIG건설은 LIG그룹이 건영 등을 인수해 만든 건설사다. LIG건설은 2011년 자금사정 악화로 기업어음(CP)을 발행했는데 구자원 명예회장 등은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 갈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기고 CP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 열흘 전까지도 CP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기성 CP 발행으로 구자원 명예회장은 물론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 차남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까지 재판을 받게 되는 처지가 됐다. 이에 구자원 명예회장은 2013년 CP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 마련을 위해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 LIG그룹은 보험과 건설을 떼어내고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그룹으로 뒷걸음질했다. 20조를 넘보던 그룹 매출은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LIG그룹은 사기성 CP 발행 사건의 치욕을 딛고 LIG넥스원을 앞세워 재도약을 노렸지만 순탄하지 않다. LIG넥스원은 순수 방산업체 최초로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했지만 4년째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는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오너일가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LIG그룹에서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휴세코, LIG시스템 등이 일감몰아주기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인베니아는 친족그룹 계열회사인 LG디스플레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어 논란이 된다.

강길홍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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