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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진칼 주총, 3시간 지연에 5시간30분 진행된 ‘전쟁터’


중복 위임장 확인에 3시간 소요…안건마다 현장에서 투표에서 개표까지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가 3시간이 지연되고 5시간30분이 진행된 끝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주총 현장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걸려있었던 만큼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 26층 대강당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다.

위임장을 포함한 주총 참석률은 84.93%였다. 현장에도 수백명의 주주들이 모여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기업의 주총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한진칼 주주총회 [강길홍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 [강길홍 기자]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측은 주총 전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위임장을 받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주가 양측 모두에게 위임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복된 위임장을 대조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결국 3시간 이상 지연된 끝에 마침내 개회됐다.

의장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다. 조 회장은 불참했다. 강성부 KCGI 대표 등을 비롯해 3자 연합 주요 인물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이 시작되고도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험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때로는 고성이 오갔고, 상대편 발언이 나오면 야유도 했다.

최근 ‘대한항공 리베이트’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채이배 민생당 의원도 이날 주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채 의원은 감사보고 직후 발언기회를 얻어 대한항공 리베이트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채 의원은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이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면서 “만약 리베이트 당사자가 한진칼 임직원으로도 근무하고 있다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석 사장은 “해당 사건은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규명을 하고 당사자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진칼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주총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발열여부를 확인했다. [강길홍 기자]
한진칼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주총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발열여부를 확인했다. [강길홍 기자]

이사 선임 안건은 사외이사에 이어 사내이사 순으로 진행됐다. 후보자 한명마다 각각 찬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현장에서 투표에서 개표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한 뒤 사전에 제출된 위임장과 합산하는 작업이 진행되다보니 안건 하나를 심의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투표 결과 조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되면서 일부 주주들은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이번 주총의 하이라이트 결과가 나온셈이었다.

주총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불만도 쏟아졌다. 이같은 불만은 전자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회사에 대한 원망으로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밀폐된 장소에 몇 시간씩 가둬두고 있다”면서 “전자투표를 실시했다면 도입했다면 주총장에 올 필요도 없었고 훨씬 빠르게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주총에서도 전자투표를 장담하기 어렵다. 3자 연합은 전자투표를 의무화하는 정관변경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정관 변경 안건은 양측이 각각 제안했는데 모두 부결됐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사항으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양측 모두 이같은 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 주식 가운데 55% 내외는 조 회장을 지지했고, 45% 내외는 3자 연합을 편들었다.

정관변경 안건을 끝으로 길고 길었던 주총이 모두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끝까지 8시간30분이 걸렸다.

한편 이날 회사 측은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1층 현관은 물론 주총장 입구에도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발열 여부를 검사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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