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가 복지다]③"CSR로 나비효과"…KT '따뜻한 동행'

사회적 책임의 포용적 한계 딛고 내외부 협력으로 가치 확대 추구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4차산업혁명 격랑 속 발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IT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디지털정보격차, 대중소기업간의 양극화,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 등 역기능 역시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IT기업들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공유가치창출(CSV), 사회적 가치 창출(SV) 등 산업 생태계 선순환 고리를 잇는 방식의 해답 찾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통신 및 포털업계는 사업 구조 혁신 및 전환을 돕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획을 통해 이들 혁신사례 및 성과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기존 사회적 책임(CSR)의 한계를 넘어, 전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동행자가 되겠다."

KT는 올해 지속가능경영 활동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그간 취약계층 대상 '자원봉사'에서 IT 격차 해소 활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공유가치창출(CSV)로 한단계 진화해 왔다. 올해는 국민 대다수가 누릴 수 있는 따뜻한 동행자 역할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명곤 KT 지속가능경영단 상무는 "그동안 본업인 정보통신기술(ICT)에 바탕을 둔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 소외계층이 좀 더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하지만 혜택을 받는 분들 외에 받지 못한 분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는 일종의 포용적 한계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어, "올해는 좀더 범위를 넓혀 다양한 계층에 역량을 집중해 전국민과 함게 하는 '따뜻한 동행자'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KT가 많이 변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KT는 사회적책임의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하기로 했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 사람 중심의 따뜻한 인프라...그간 써내려간 '기가스토리'

KT그룹의 지속가능경영 추진 방향은 '사람을 위한 기술, 대한민국의 따뜻한 인프라'를 구현하는 것이다. 사람 중심의 혁신기술을 지향하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곳에 ICT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추진해 왔다.

ICT 솔루션을 활용해 지역과 계층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단순한 재원 투입, 공간 구축, 취약계층에 대한 물질적 기부가 아닌 국내외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전담하는 곳이 KT 지속가능경영단이다. 현재 기획부서인 지속가능경영전략팀과 지속가능경영운영팀, 전국 권역에서 활동 하는 사회공헌 4개팀,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추진 3개 팀 등 총 9개 팀 43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 SDGs는 UN과 국제사회의 사회, 경제, 환경 등 모든 영역에서 인류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발전 목표를 다루고 있다.

KT는 전북 신안 임자도에서부터 기가스토리를 시작했다 [사진=KT]

KT가 디지털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해온 '기가스토리'가 이 곳 작품이다. 기가스토리는 KT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도서 및 산간 지역 주민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는 2014년 10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를 시작으로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대성동 마을, 인천 옹진군 백령도, 경남 하동군 청학동, 인천 강화도 교동도, 평창 의야지 마을 등 6개 지역에서 진행됐다.

덕분에 임자도는 관광객이 지난 2017년 287명에서 2018년 3천780명으로 13배, 매출은 2천800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4.3배 늘었다.

평창은 5G 빌리지로 탈바꿈 하며 이 곳 횡계2리 주민수가 2017년 39가구 108명에서 2018년 46가구 128명으로 19% 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카페, 부녀회 상품 판매매출도 1천600만원에서 1억2천100만원으로 7.6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또 2013년부터 IT교육과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에는 2014년 6월 ICT 복합문화공간으로 '동자희망나눔센터'를 열었다. 남양주에는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구축해 2016년부터 장애인들의 취업 및 재활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가스토리의 경우 지난 2017년 4월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 '기가 아일랜드' 구축으로 이어졌다. 2018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코르파간에는 스마트팜을 열어 장애인들에게 최적화된 시설과 첨단 ICT를 지원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GEPP)는 KT가 제안에 국제사회에서 큰 관심을 얻은 경우. 전세계 이동전화 이용자의 해외 로밍 정보 및 위치 정보를 감염병 전파 경로 추적 및 방역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이 외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KT 그림스쿨'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KT 글로벌 멘토링', 메세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전문 클래식 공연 공간 'KT 체임버홀' 개관, 체임버 오케스트라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써나가고 있다.

KT는 방글라데시에 기가 아일랜드를 구축, 기가스토리를 해외에서도 이어 나갔다 [사진=KT]

◆ 공유가치창출 오픈플랫폼 지향

KT는 한 발 더나아가 올해 공유가치창출(CSV)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정명곤 상무는 "기가스토리는 디지털정보격차가 있는 곳에 ICT 솔루션을 활용, 네트워크 안에서 자립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 한 것"이라며, "그 부분에 있어 일부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혜택을 받는 게 일부가 아닌 대다수여야 하고, 혜택을 전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보다 대내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내부적으로는 KT 임직원이 실천할 수 있는 재능기부 방식의 아이템 발굴을, 외부적으로는 다양한 이해집단이 함께 할 수 있는 CSV 협업 모델 구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사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나눔, 개별 기업이 독립적으로 특정 대상에 혜택을 제공하는 게 아닌 기업 모두가 대다수 국민을 위해 함께 하고 나눌 수 있는 이른바 '공유가치창출의 오픈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인 것.

정 상무는 "현재 우리가 지닌 자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아이템을 발굴하는 단계"라며, "진짜 필요한 곳이 어딘지, 어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지 판단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경영단에서도, 사업부서에서도 적용 가능한 솔루션, 아이템 찾기가 한창이다.

KT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사진=KT]

이 같은 신규 사업 추진에 앞서 당장 국가적 재난 상황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에도 기업과 지역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가령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KT 광화문 본사 직원의 외부 식당 이용 발길이 끊기자 '도시락 배달'을 통해 직원 불편도 줄이고 지역 소상공인도 도울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주변 소상공인 대상 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2주만에 매출의 50% 이상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이에 따라 식당 당 50개씩 나눠 광화문 동관과 서관 직원 중 희망자에 도시락 배달을 연결해 줬다.

직원들은 점심값으로 4천500원을 내지만 KT가 기업차원에서 비용을 더 보태 식당 메뉴 가격보다 더 높은 음식값을 지불하고 있다. 구성원은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고,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도 지속가능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몇몇 기업들의 동참도 이끌어냈다. 가령 LH공사에서는 대구의 사회적 기업을 통해 1천500여개의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정 상무는 "구성원들은 맛있다고 하고, 소상공인은 고맙다고 한다. 그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구현모 사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였다"며, "우리가 작은 일이라도 시도해 여러 기업이 동참할 수 있는 나비효과를 낼 수 있다면, 소상공인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공유가치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기존 사회적책임을 이끈 주요 활동도 이 같은 새로운 방향성에 맞춰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그 중 KT그룹 임직원들로 구성된 'IT서포터즈'의 역할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이다. 지속성을 인정 받아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문화 유공'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상무는 "현직과 은퇴자로 구성된 IT서포터즈는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사회를 돕고 있다"며, "일례로 AI 코딩교육은 코딩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도서산간 등 지역과 상관없이 찾아가고 있으며, 해당 사업부서에서 코딩 교재를 제작해주는 등 직원에게도 지속가능성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정명곤 KT 지속가능경영단 상무

정명곤 KT 지속가능경영단 상무 [사진=KT]

"잘했다고 자화자찬할 수 없다. 평가는 국민들이 한다. 성과보다는 부족한 것을 말하는게 낫다."

KT 사회적책임(CSR) 사업 성과를 묻는 질문에 정명곤 KT 지속가능경영단 상무는 단호한 목소리로 손사래를 쳤다.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을 '성과'라는 말로 포장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했던 일보다 하는 일보다 해야 할일에 대해 더 열과 성의를 다해 설명했다.

정 상무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업에 기반한 편안한 삶의 영위를 추구했으나, 그같은 활동은 주는 입장의 시각이고 받는 입장은 다를 수 있다"며, "받는 입장은 상대적으로 다양하기에, 모두가 수혜를 누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판단해 작은 힘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 활동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여러 기업이 동참할 수 있게 된다면, 국민 대다수를 포용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일부 가정의 따뜻하게 지펴주는 보일러가 되기 보다는 작지만 다수가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손난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또 작은 물결이 해안가에 다다르면 큰 파도로 다가오듯, KT가 시작한 작은 힘이 보다 큰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진하겠다는 포부다.

KT는 이번 '코로나19'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했다고 한다. 여러 눈에 띄는 활동이 그 고민의 결과물이다.

우선 우한교민을 국방교육원으로 이송했을 때 KT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 IPTV 제공에 나섰다. 2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 각 방에 IPTV를 연결하기로 한 것. 교민이 오기 전날까지 이틀만에 객실에 총 308대의 IPTV가 설치됐다.

대구 지역에는 그룹사 사회공헌 활동 중 BC카드의 '빨간밥차'를 활용했다. 전국에 10대 정도를 보유한 빨간 밥차는 대구에서 일하는 구급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정 상무는 "사실 대구 빨간밥차 지원은 일찍 결정된 사안이었으나 감염 위험이 있어 선뜻 나서지 못했다"며, "하지만 영남권 사회공헌팀에서 현장 구급대원들이 식사 자리가 없어 고생한다는 상황을 전달 받고 서울에 있는 빨간밥차를 대구로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로 보낸 빨간밥차는 이후 대구소방본부의 요청으로 10일간 지속됐다. 현장에서 집밥보다 맛있다는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 상무는 "우리는 내제돼 있는 ICT 역량도 있고 계열사도 두루 갖추고 있다"며, "비슷한 채널 속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협업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업이 모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환경 기반이기 때문에 사회 공헌 역시도 모두를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아직 기획단계이기는 하지만 광화문의 많은 기업들이 중심이 된 사회공헌 활동 연합 형태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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