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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슈퍼 주총위크'…새 먹거리·인물 어떻게 바뀌나


오너家 부터 주요 임원진 이사 선임 봇물…신사업 진출 정관 변경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통업계가 '슈퍼 주총 위크'를 맞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올해는 성장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 관련 정관 변경과 오너가 2·3세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의 사내외 이사 선임 건 등 굵직한 이슈들이 몰려 있어 업계의 관심이 높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CJ 등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년과 달리 전자투표제 참여를 독려하고,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제도 등을 적극 이용하도록 권유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진행된 롯데제과 정기 주주총회 [사진=롯데제과]
지난해 진행된 롯데제과 정기 주주총회 [사진=롯데제과]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 BGF리테일은 오는 25일 주총을 통해 다양한 안건을 다룬다.

신세계는 이번 주총에서 차정호 신세계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문한 분야에서 유명인사로 통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외부에서 영입된 강희석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사회 일원으로 의사결정 과정 최전방에 내세움으로써 앞으로 강 대표가 구조조정 및 사업 효율화, 신사업 추진 등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또 이마트는 이날 외부 위탁 방식으로 해 오던 전기차 충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기 위해 '전기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정관에 신규 추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현재 전국 115개 점포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사업소를 운영 중으로, 이번 일을 통해 관련 사업을 좀 더 확장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던 논현2동 주민센터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해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던 논현2동 주민센터 [사진=아이뉴스24 DB]

같은 날 주총을 여는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 3사 중 오너가 사내이사 선임안 건에 오른 것은 현대백화점이 유일하다.

또 현대백화점은 이동호 전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전 현대백화점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와 장호진 기획조정본부장을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지난해 10월 BGF 대표로 선임된 홍 부사장은 2013년부터 BGF리테일의 등기 임원을 맡아왔던 상태로, 그룹의 지주회사인 BGF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홍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은 BGF그룹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BGF리테일은 전문 경영인을 통해 내실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성 높은 해외 신흥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BGF리테일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김 교수가 경영 및 소비 트렌드 분야 전문가로서 회사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이 외에도 BGF리테일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 의료용품, 의료기기 도·소매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센스업 ▲지식, 정보 등 무형자산의 판매 및 용역사업 ▲시장조사 및 경영자문업 등 총 8개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27일에 주총을 여는 대상도 오너일가인 임상민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차녀인 임 전무가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만큼, 업계에선 이번 사내이사 선임이 오너가 후계 구도를 확실히 하는데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홀딩스에서 임 전무의 지분은 35.8%, 언니인 임세령 전무의 지분은 19.9%다.

(왼쪽부터) 홍정국 BGF 대표, 임상민 대상 전무 [사진=각 사]
(왼쪽부터) 홍정국 BGF 대표, 임상민 대상 전무 [사진=각 사]

같은 날 주총을 진행하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탓에 침울한 분위기 속에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할 계획이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부 계열사의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인물들을 앞세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20년 만에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신 회장과 이원준 전 부회장 대신 백화점 사업부장인 황범석 전무와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인 장호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겸 유통 BU장과 윤종빈 롯데지주 사장을 포함해 4인 체제로 전환된다.

롯데쇼핑은 이날 주총에서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한 준비에도 나선다. 우선 최근 마트·슈퍼·백화점 등 점포 700여 개 중 200여 개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폐점 부지 개발을 위해 '주택건설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전자금융업'도 사업 목적에 새롭게 포함시킬 계획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제과는 이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호텔롯데, 롯데건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롯데쇼핑 등기임원, 롯데칠성 사내 이사직을 내놨다. 다만 롯데제과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등에선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업계에선 신 회장이 재선임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있어 분위기가 좋진 않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신 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는 만큼 롯데지주 사내이사 연임은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또 CGCG는 롯데지주 사외이사로 추천된 권오곤·이장영 후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법률 자문을 수행하거나 신 회장의 형사재판을 변호해 왔던 만큼,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송용덕 부회장,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려뒀다. 또 이장영 후보도 감사위원 후보로 내세웠지만 CGCG가 사내이사 건과 동일한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키로 했다. 최 부사장은 CJ에서 재무와 인수합병, 신사업 등 그룹 경영 전반을 맡아왔던 인물로, 신현재 전 CJ제일제당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최 부사장은 오는 30일에 열리는 CJ그룹 주총에서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된다. 이는 박근희 CJ그룹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CJ 측은 최 부사장의 합류로 재무 건전성을 높임과 동시에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더 강력하게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하림그룹]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하림그룹]

삼양식품, 하림 등 일부 기업들도 30일에 주총을 진행한다. 삼양식품은 이번 주총에서 김정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다루려 했지만, 김 대표가 취업 제한에 걸리면서 정태운 단독 대표를 선임키로 했다. 김 대표는 남편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지난 1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삼양식품은 향후 법무부 취업 승인을 받게 될 경우 다시 임시 주총을 개최할 계획이다.

하림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오너인 김홍국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상정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과다 겸직으로 충실의무 저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나서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김 회장은 하림그룹 외에 엔에스쇼핑, 팜스코, 하림, 하림지주, 제일사료, 팬오션 등에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 주총 키워드는 신사업 진출과 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돼 예년보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반대에도 대부분의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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