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출연연, 코로나19 긴급 대응 힘모은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극복을 위한 단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원광연)에 따르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감염병 극복을 위한 중장기 대응 기반 구축과는 별도로 출연연이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19에 대한 단기 대응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연구회와 소관 출연연은 이를 위해 기존에 수행해 온 자체 연구개발 사업 외에도 주요사업계획을 조정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생물안전시설 인프라 제공, 시험·평가 지원 등을 위한 단기 대응 과제를 실행키로 했다.

연구회는 각 출연연들과 함께 '즉시실행’ 가능한 과제부터 ‘1개월 이내', '2~3개월 이내', '6개월 이내' 가능한 과제들을 정리하고, 기술개발은 물론 서비스 지원, 물품 및 관련 편의 제공 등 출연연이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코로나19 긴급대응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심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바이러스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출연연들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진단키트, 백신, 치료제 등의 자체개발과 개발 지원 서비스에 집중해 온 이들 출연연들은 예산, 인력, 장비, 설비 등의 가용한 자원들을 최대한 재배치해 코로나19 대응에 나서고 있다.

ETRI, KISTI, 기초지원연, 철도연, 건설연 등 바이러스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출연연들도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

ETRI는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기술료 및 기업부담금 납부를 유예하는 한편 관련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ICT 기술개발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국가연구망을 활용한 원격근무·화상회의를 지원하고 코로나를 포함한 바이러스 및 감염병 관련 R&D 현황 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악성코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코로나19 진단장비(RT-PCR)를 지원하고 현황 정보를 제공한다.

건설기술연구원은 버스·철도 등 대중교통의 항균·항바이러스 시스템,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의 자동 체온 측정 네트워크시스템 등을 개발해 현장 적용을 평가할 계획이다.

KIST는 최근 선보인 김서림 방지 의료용 고글 기술, 방오 나노 마스크 기술 등의 보급을 추진하는 한편 빅데이터 기반 전염병 확산 시뮬레이션 분석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계연구원은 방역물품 건식 제균기술과 제균기능이 포함된 공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재료연구소는 직수 전해살균수 생성기와 전해살균수, 전기연구원은 인이어형 체온 및 맥박 비접촉 측정시스템, 핵융합연구소는 플라즈마 멸균장치 기술, 철도기술연구원은 양압/음압 조정기능을 가지는 접이식 대피통로 장치, 에너지기술연구원은 병원용 실내 공기 제어기를 개발하고 있다.

원광연 NST 이사장은 “많은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과학기술 출연연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나가겠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의 반복에 대비하기 위한 융합연구주제를 발굴 추진하고, 관련 출연연이 효과적이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출연연들의 코로나19 현장 물품 및 성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항균·항바이러스 기능 공기청정기 25대를 기부한 데 이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연구소기업이 자체 개발한 항바이러스 손세정제 2천400개를 지원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즉석 쌀국수와 떡국 1만여 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소기업이 개발한 건강기능식품 400개를 대구·경북 지역에 보냈다. 출연연들이 모은 코로나19 성금은 지금까지 6천250여만원에 이르렀으며 3월 중에도 성금 모금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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