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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국] 먹구름 낀 철강·정유업계…하반기 中시장·코로나19 변수


중국산 재고 급증에 시름하는 철강, 유가·정제마진 하락 이중고 겪는 정유

한국 경제가 블랙홀처럼 출현한 코로나19 발(發)로 인한 불확실성의 늪에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 주문소리로 활기찼던 가게에는 한숨소리를 넘어 곡소리마저 느껴지고 있다. 산업단지마다 요란하게 돌아갔던 공장의 기계소리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그래도 한국 경제는 위기 때 더 강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뿐 아니라 1997년의 외환위기(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기업들도 신발끈을 다시 바짝 조여매고 있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는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희망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뛰는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시리즈로 담아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의 기둥인 중화학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서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급감, 스프레드가 일제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들 업계는 1분기 무더기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전되고 중국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진행될 경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중국산 저가공세에 피해…"中재고 소진 이후 반등"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 및 건설업 조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철강 재고가 쌓이고 있다. 지난 2월말 중국산 철강 유통재고는 2006년 이래 최대치인 2천375만톤으로 집계됐다. 중국 철강업계는 재고 해소를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중국산 수출 열연가격은 전주 대비 0.8%, 냉연은 0.9%, 철근은 0.8%씩 감소했다. 전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철강의 제품가격 등락은 국내 철강가격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국내 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철강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공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제철소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파이넥스 제철소 [사진=포스코]

설상가상으로 국내 전방 산업이 부진에 빠진 것도 걱정거리다. 조선과 자동차, 건설업계의 침체는 철강업계의 동반부실로 이어진다. 조선의 경우 선사들은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 심화로 발주를 줄였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계 선박발주량은 전년 대비 76% 감소한 117만CGT에 그쳤다.

자동차 산업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국내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줄어든 8만1722대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 이후 11년여 만에 최저치다. 건설업도 국내외 발주가 감소하고 아파트 분양 등이 차질을 빚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사들이 가동률을 낮추면서 적극적인 감산에 들어가는 모습이지만, 수요 회복 전까지 재고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 내 생산설비 정상화와 정부의 부양책이 시행되는 시점부터 유통재고는 감소하면서 철강업황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 악화에 유가급락까지, 이중고 겪는 정유업계

국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악화와 코로나19발(發) 유가쇼크까지 이중고를 앓고 있다. 당초 산유국은 코로나19 위기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추가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안정화시키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돌연 추가감산을 거부하고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도는 증산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가격 급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을 떠안게 됐다. 통상 정유사들은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한 뒤 가공·판매하기 때문에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손해를 본다.

더욱이 세계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정제마진도 악화하고 있다. 3월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둘째주(4달러)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가격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4~5달러로, 그 이하를 기록할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로 인해 국내 1위 정유기업인 SK에너지는 원유 정제공장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85%까지 낮춰 감산에 돌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영업손실 1천458억원, 에쓰오일은 2천186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급락하면서 재고손실이 양사 합산 3천283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정제마진 악화와 수요위축 등을 감안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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