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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人]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 재고떨이 이미지 구축…경영능력 안갯속?


혼다코리아, 위기마다 프로모션으로 판매량 방어…1만대 안착 쉽지 않네

‘수입차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전년대비 11.8% 증가하면서 연간 26만705대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디젤게이트, 일본 불매 운동에 차량화재 등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마다 명성에 걸맞지 않는 사후 서비스(AS)로 고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매주 화·목요일자로 <수입차人> 기획을 통해 국내 진출한 수입차 최고경영자(CEO)들의 발걸음을 쫓아가 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올해 자동차 부문 1만1천대 판매를 달성해 1만 대 클럽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6월 25일 대표이사 취임 간담회에서 제시한 비전이다.

한국 시장에서 기존 모터사이클을 넘어 2003년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혼다코리아는 2004년 첫 자동차 판매량 1천475대를 기록했다. 이후 2008년 1만2천35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4년 여 만에 1만 대 클럽에 가입했다는 것은 빠르게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혼다코리아의 '어코드'와 'CR-V' 등 주력모델이 이러한 성과에 주효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평균 3천~4천 대의 판매량을 맴돌았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엔고 현상이 발생해 경쟁 차들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다 2017년 1만299대를 판매하면 다시 한 번 1만 대 클럽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를 진정한 1만 대 클럽 진입으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해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1만 대 클럽에 진입한 그해 8월 혼다코리아에는 품질 이슈가 불거진 적이 있다. 2017년식 어코드와 CR-V 등 신차에서 녹·부식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혼다코리아가 방치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이에 YMCA 자동차안전센터가 혼다코리아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혼다코리아가 당시 1만 대 클럽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사태를 프로모션으로 막아서다. 2017년 9월 혼다코리아는 전달대비 88.9% 증가한 1천22대를 판매했는데, 논란이 된 차량을 포함한 다양한 차종에 최대 50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 덕분이다.

특히 어코드는 당시 베스트셀링카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달대비 판매가 3배나 늘었는데 가장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모델이다. 이 때문에 당시 일각에선 프로모션으로 문제 차량 재고를 소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프로모션 약발이 다했는지 혼다코리아는 2018년 다시 7천956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22.7%의 판매율 하락을 보였다.

그럼에도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6월 취임 간담회에서 이 대표이사가 2019년 혼다코리아의 1만 대 클럽 재입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 것은 지난해 초 2019년형 '혼다 CR-V 터보', '시빅 스포츠' 등 신차 출시로 지난해 5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를 4천883대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대표이사가 취임하자마자 큰 이슈가 불거진 것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혼다코리아의 판매량은 지난해 6월 801대에서 7월 468대, 8월 138대로 연이은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다 9월 166대, 10월 806대로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대표이사 체제의 혼다코리아도 위기를 프로모션으로 막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대형 SUV '파일럿' 신규 등록만 665대였는데 당시 혼다코리아는 해당 모델에 대해 1천500만 원 할인을 제공했다. 역시 그 달 파일럿은 베스트셀링카 4위에도 올랐다.

이어 지난해 11월 453대에서 다시 12월 1천45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말부터 혼다코리아가 중형 세단 '어코드 1.5터보'를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150만 원 상당의 무상 서비스 쿠폰을 제공한 덕이다. 해당 모델은 그 달 722대를 판매하며 베스트셀링카 9위에 올랐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진=혼다코리아]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진=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의 프로모션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어코드 하이브리드 500대 한정 특별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또 이달에는 소형 SUV 'HR-V'를 600만 원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다. 두 프로모션 모두 재고 소진 시까지 진행한다.

취임 당시 혼다코리아의 중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이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뚜렷한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혼다코리아에는 프로모션을 활용해 위기를 재고떨이로 돌파한다는 이미지만 덧씌워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으로 평가할 기준이 없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다른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코리아가 연 초부터 올해 상반기 4종의 신형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후 계획대로 'GR수프라', '캠리 스포츠 에디션'을 각각 연이어 출시하고 렉서스코리아가 '렉서스 뉴 RX' 등을 출시하며 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도 다른 일본 브랜드와 달리 전시장 직원들에게 언론 취재 시 일체 대응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이 대표이사가 지난해 취임하셨는데 취임하자마자 한일 이슈가 생기면서 지금 정상적인 활동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업계에서는 혼다코리아가 남은 재고를 정리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이사의 프로필이다.

◆1966년 출생 ◆고려대학교 수학과 졸업 ◆2002년 혼다코리아 창립 멤버로 입사 ◆2007년 혼다코리아 사업관리부장 ◆2013년 혼다코리아 사업관리부 이사 ◆2014년 혼다코리아 모터사이클 영업 부문 이사 ◆2015년 혼다코리아 자동차 영업 부문 이사 ◆2016년 혼다코리아 자동차 사업부 상무이사 ◆2019년 6월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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