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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생활 보호는 뒷전 '아님 말고'식 검증없는 폭로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아님 말고'식의 폭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플랫폼(OTT) 등을 거치면서 검증없는 폭로는 어느새 사실로 둔갑하기 일쑤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거론된 당사자나 기업의 명예회복은 난망하다. 한번 공개적으로 드러난 상처는 그 어떤 치료제로도 쉽게 치유되지 않는 법이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가수 김건모를 시작으로 개그맨 유재석, MBC 김태호 PD, 전 농구선수 서장훈 등이 잇따라 거론돼 피해를 입었다.

당사자들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를 막을 만한 뾰족한 방책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3일 일부 매체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슈몰이에 나섰다.

문제는 검증없는 폭로다. 일명 '카더라'식의 보도로 당사자의 직접적인 멘트 한줄 없이 간호사의 남자친구 주장이 전부일 뿐이다. 팩트는 찾아 볼수 없는 이슈몰이가 되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 전반에 감춰져 있던 비리를 밝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고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그만큼 그 과정도 조심스럽고 철저한 검증이 수반되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로는 이슈몰이를 넘어 과하다는 지적이다. 무심코 던진 돌맹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실종된지 오래다. 왜곡 보도로 개인의 사생활 존중은 뒷전으로 밀리고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지금도 무수히 쏟아지는 추측성 보도가 다수 게재되면서 진실규명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인양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서로에 대한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삼성의 입장문으로 미뤄, 이 부회장의 대응의지는 분명한 듯하다.

향후 검찰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 다만, 그 전까지는 일방의 주장이 담긴 '아님 말고'식의 주장이나 보도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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