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승무원 단순실수' 선 그은 KLM…"인종차별 아냐"

"해당 항공편 全 승무원 면담 진행…추후 징계 등 조치"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최근 불거진 한국인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승무원 개인의 '단순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나, 의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관계와 승무원 입장을 들어봤을 때 인종차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단순하게 영어로 기재하는 것을 깜빡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보다 심층적인 면담과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0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발 인천행 KLM 항공편(KL855) 기내 화장실에 한국어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해당 비행기에는 여러 국적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데, 한국 승객만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셈이다. 실제 해당 항공편에는 한국인 135명, 외국 국적 승객 142명 등 총 27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또한 이를 발견한 한국인 승객 A씨가 항의하자 부사무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 답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키웠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럽에 동양인 혐오가 퍼지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KLM은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한국인 '인종 차별'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하지만 글래스 사장은 "유럽에 한국보다 더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있는데, 어떻게 한국인을 대상으로 그러한 대응을 했겠냐"면서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이라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사과문 역시 인종차별보다는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했다. 글래스 사장은 사과문 낭독을 통해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이 아니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승무원에 의해 이뤄졌으며, 한글로만 공지한 것도 승무원의 결정이다. 승객의 지적이 있은 후 영어 안내문구는 추가 기재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해당 승무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저희의 실수는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된 바, 심려를 끼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현재 KLM은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항공편에 근무했던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조사 및 실사가 끝난 뒤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금지하고, 유사한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 승무원 대상 교육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이문정 KLM 한국 지사장은 "해당 항공편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승무원에게 단순한 실수든, 의도적이든 이로 인한 승객의 상처와 불편함에 대해 얘기했고, 본사에 즉시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면 곧바로 면담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심층적인 면담과 조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달 12일 입장문을 내고 "기내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표기하는 등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사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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