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여주고 재워준다는 '헬퍼' 찾았더니…거리 청소년들 범죄 수렁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갈 곳 없으신 분들 도와드려요.” “용돈 받고 편하게 지낼 여자분 오세요.”

한 해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은 약 12만 명.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집을 나온 아이들은 가출 초기, 아파트 비상구 계단과 피시방 등에서 밤을 보낸다.

하지만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아이들은 SNS를 통해 일명 ‘헬퍼’를 찾는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헬퍼’의 정체는 무엇일까? 14일 방송되는 KBS1TV '시사 직격'에서 '헬퍼'의 실체를 파헤친다.

'시사직격' [KBS ]

◆ 매일 밤, ‘헬퍼’를 찾는 아이들

지난해 11월, 한 쇼핑몰 앞에서 15세 소녀 윤서(가명)를 만났다. 추운 겨울밤을 보내기 위해 익숙한 듯 비상구 계단을 찾아가는 윤서는 SNS에서 도움을 준다는 ‘헬퍼’를 찾고 있었다.

”인천 21세 남 헬퍼, 도움드립니다.“ ”투룸이고 방 하나 남아요. 가출한 여자분들 와서 지내세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을 재워주겠다는 헬퍼들. 아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수상한 도움의 손길에 매달리고 있었다. 집을 나온 아이들이 간절하게 찾고 있는 ‘헬퍼’는 어떤 이들일까?

◆ 헬퍼의 집, ‘성범죄의 온상’

제작진은 가출한 아이로 위장해 헬퍼들을 만나봤다. 여주에서 만난 헬퍼는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성관계 또는 청소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지어 현재 17세 여고생과 함께 사는 중이라는 그는 왜 계속해서 가출 소녀들을 찾는 걸까?

또 다른 헬퍼를 만나던 중 우리는 한 헬퍼가 직접 운영하는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을 포착했다. 이들은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끌어들여 노래방 도우미, 마사지 등의 일을 시키고 있었다.

“본인이 나 믿고 일하면 한 달에 돈 천 이상은 벌 수 있어요. 1억 벌고 나간 애도 있고.“ 평택에 거주하는 헬퍼의 말이다.

◆ 가출한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문, ‘헬퍼’

지난 2015년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가출한 여중생이 조건만남을 하다 살해당했다. 아이에게 성매매를 시킨 건 헬퍼들. 아이를 잠시 돌봐줬다는 한 헬퍼는 대부분의 헬퍼들이 여자아이들에게 조건 만남을 시키거나 감금, 폭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작년 6월, 야산에서 17세 소년이 백골로 발견됐다.

피해자인 승호(가명)는 집을 나온 뒤 헬퍼의 집에 머물렀지만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다. 백골로 돌아온 승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승호 친구 이성준(21세) 씨는 “헬퍼들한테 쫓긴다고 했어요. 가출한 애들 약점을 잡아서 이용하는 헬퍼들이라고 했어요”라고 증언한다.

가출 1년째 김 군(17세)은 “헬퍼들이 범죄 수법을 알려줘요. 그럼 가출한 애들은 따라서 해요. 돈이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부모도 찾지 않는 아이들을 범죄에 이용한다는 헬퍼. 결국 아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갈 곳 없는 아이들과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헬퍼’들의 위험한 관계는 14일 금요일 밤 10시 KBS1TV '시사직격'에서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