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헨델·쇼팽 첼로선율로 ‘공감’ 이끌어 낸다...신지혜 2월29일 독주회

피아졸라의 '그랑 탱고' 연주 등 당당한 독주악기로서의 매력 선사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국어사전에서 ‘공감(共感)’을 찾아보면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고 풀이돼 있다. 누구나 경험이 있다. 어렵고 힘들 때 “너에게 공감한다”는 말을 듣고는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가. 공감! 참 따뜻한 단어다.

첼리스트 신지혜가 리사이틀 타이틀에 이처럼 ‘공감’을 앞세운 이유는 진정성 있는 연주로 청중과 소통하겠다는 다짐이다. 내 첼로 소리가 아무 감흥도 전달하지 못하는 천왕성·해왕성에서의 연주가 아니라, 당신의 필링(Feeling)이나 이모션(Emotion)을 어루만지는 힐링의 음악이 될 것이라는 소망을 드러낸 것이다.

첼리스트 신지혜가 오는 2월 29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첼리스트 신지혜와 함께하는 음악여행 공감’이 오는 2월 29일(토)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베토벤, 헨델, 쇼팽, 피아졸라의 대표작품으로 프로그램을 짠 독주회다.

먼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3번(Cello Sonata No.3 in A Major, Op.69)’으로 무대를 연다. 이 곡은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았겠지만, 그보다는 ‘하찮은 저음 악기’라고 천대 받던 첼로를 당당한 독주악기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인공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다.

베토벤은 모두 다섯 개의 첼로 소나타를 남겼는데 이 중 3번은 첼로를 피아노와 동등한 위치로 격상시킨 위대한 원숙함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신지혜는 이설의의 피아노 반주 터치에 앞서 육중한 선율의 첼로가 오프닝을 담당하는 새로운 소나타 세계를 펼쳐 놓은 뒤, 탄탄한 짜임새를 바탕으로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매력을 방출한다.

첼리스트 신지혜가 오는 2월 29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파사칼리아(Passacaglia)’는 원래 17세기 초 스페인에서 발생한 춤곡인데 이후 프랑스에서 발레곡으로 쓰이다가 점차 독자적인 기악곡으로 발전했다. 헨델이 활약했던 바로크 시대에는 현재의 피아노가 아닌 하프시코드가 더 널리 사용됐고, 헨델은 ‘하프시코드를 위한 8개의 위대한 모음곡’을 발표했다. 이 중 7번은 모두 6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악장에 파사칼리아가 담겨 있다.

이것을 나중에 노르웨이의 작곡가 할보르센이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로 편곡한 곡이 바로 요즘 우리가 자주 듣는 파사칼리아다. 오리지널 버전보다 오히려 편곡 버전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같은 현악기 가운데 고음과 저음을 담당하는 바이올린과 첼로는 음역대와 음색 등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베스트 프렌드다. 두 악기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초월이다. 신지혜는 특별 게스트로 초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환상케미를 이뤄 화려함, 비장함, 열정을 쏟아낸다.

‘피아노의 시인’이 만든 ‘첼로 소나타(Cello Sonata in G Minor, Op.65)’도 기대된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연인 조르주 상드가 떠나자 쇼팽의 상심은 컸다. 건강도 점점 나빠져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불행한 시기에 만들어진 곡인데도 베리굿이다. 알레그로(Allegro)-스케르초(Scherzo)-라르고(Largo)-알레그로(Allegro)의 4악장 형식으로 구성됐는데, 애수 깊은 첼로가 울고 있는 3악장이 특히 유명하다.

피아졸라의 ‘그랑 탱고(Le Grand Tango)’는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바친 곡이다. 이 곡을 받은 로스트로포비치는 처음엔 서랍 속에 두었다가 우연히 독주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한 번 연주해보고는 대단한 작품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즉시 피아졸라를 찾아가 탱고리듬을 배웠다는 일화가 있다.

신지혜는 거친 파괴력과 고요한 서정성이 중첩되는 ‘그랑 탱고’를 화려한 테크닉과 풍부한 소리로 커버한다. 음표 사이사이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에너지와 팽팽한 긴장감이 짜릿함을 배달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지혜는 "이번 연주는 대중적으로 난해한 곡보다는 보다 쉽고 이해하기 쉬운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라며 "앞으로 관객들과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지혜는 착실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은 실력파다. 예원학교·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예원학교 재학시절 지휘자 정치용과 코리안심포니와의 협연 등 다수의 음악회를 통해 ‘큰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연주자’로 일찍부터 인정받았다.

국내 콩쿠르를 휩쓴 뒤 독일로 유학을 떠나 쾰른 국립음대,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공부했다. 2010년 에우테르페 국제 콩쿠르와 유러피언 뮤직 컴피티션 현악부문 1등을 차지하는 등 세계적 콩쿠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현재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병무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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