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예에 주는 지속적 관심, 그리고 재미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전 세계에서 한국·중국·일본 동아시아 3국만 갖고 있는 서예 예술이 우리나라에서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고민이 많습니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의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귀국전 기자간담회에서 유인택 사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번 전시 홍보마케팅 회의를 할 때 제목을 ‘1786년생 김정희’ 또는 ‘정희야 놀자’ 이렇게 친근하게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며 “어쨌든 관람객이 와야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두달 간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진행한 동명의 전시는 일평균 5천명, 총 30만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현판·대련·두루마리·서첩·병풍 등 추사의 일생에 걸친 대표작은 물론 추사의 글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0세기 서화미술 작가의 작품 120여점을 볼 수 있는 전시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과천시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 영남대박물관, 김종영미술관, 수원광교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선문대박물관, 일암관, 청관재, 일중문화재단, 개인 등 30여 곳이 참여한다.

유 사장은 추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함께 전시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참여도 기대했으나 불발된 것에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동국 큐레이터는 “중국전 당시엔 국립중앙박물관이 별도로 전시한다고 했다”며 “이번에도 본래 소장처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사정상 못나간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세한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탁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립박물관 외 전시가 소장품보다 어려운 점이 있다.

이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 성격이 한중간 교류고 한국의 예술가가 중국에 가서 이렇게 각광을 받은 적도 없었으니 이번만큼은 같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며 “하지만 유물이라는 건 늘 예상치 못한 사정들이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예술의전당은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 전시를 더 많이 알리고 추사 김정희뿐만 아니라 서예 장르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첫 서예기획전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를 연다고 밝혔다. 현대미술 마이너 장르에 대한 전시를 확장하겠다는 의지에서 마련한 야심찬 전시다.

서예는 비인기 장르 중 하나로 다양한 전시를 만나기 어렵지만 곳곳에서 기회를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 한다. 우리 전통예술이 잊히지 않게 끊임없이 전시로 기획돼 나오는 건 희망을 담고 있다. 관람 수요가 많아지면 교류도 활발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전시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작품들을 보여준다. 관심 있게 보면 분명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더 다양한 주제로 분산된 여러 작품들을 모은다면 그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일단 교과서에서 흔히 접하던 서예를 미술관에서 크게 보고 쉽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