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 온 추미애’…달라진 권력·검찰 플랫폼

장관으로서 권한 행사하면 그것은 검찰 개혁인가, 정권 비호인가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추미애의 검찰 개혁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 내정자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개혁의 칼날을 분명히 세웠고, 청와대도 내정 배경에 대해 “추미애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하면서 정권의 숙원인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추미애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검찰 개혁은 주지하다시피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검찰이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면서 권력의 입맛에 따라 없는 죄도 만들어 씌우고, 있는 죄도 없는 것으로 하는 방자한 횡포를 부렸기 때문에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의 과제로 설정된 것이다.

검찰의 횡포는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노무현의 계승자인 문재인 정권이 밝혀낸 노 대통령에 대한 억지 수사를 보면 검찰은 거대하고 사악한 집단이었다. 한을 품은 문 정권이 검찰 개혁을 중요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설정하고 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 등의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집권 초기부터 노력해 왔다.

이렇듯 지금까지는 검찰이 집권 세력에 빌붙어 조직을 보전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검찰과 권력이 운용되는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검찰의 수사와 집권 세력의 대응은 과거와는 플랫폼이 다르다. 검찰이 소위 살아있는 권력들에 수사의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달라진 플랫폼은 조국 장관 임명 때부터 적용됐다. 문 대통령이 신임하는, 소위 살아있는 권력의 하나인 조국의 일가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를 개시했고, 가족 몇 명을 기소한 상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살아있는 권력도 감시해 달라는 주문을 했었다. 따라서 윤 총장의 조국 가족 수사는 그러한 문 대통령의 주문에도 부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앞둔 시점에서 총사령관인 조국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것은 윤 총장이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다. 심지어 집권 여당 대표도 과거 야당 시절 검찰 수사에 간섭하는 권력에 대해 맹비난해 온 자신의 행태를 감쪽같이 잊고 윤 총장에 대한 비난을 계속해서 쏟아 냈다.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비난 이유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의도는 좀 달랐다. 조국과 윤석열을 쌍두마차로 해서 검찰 개혁을 완수하려 했던 것이다. 조국이 사퇴하자 문 대통령이 한 말에서도 그러한 점을 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과 윤석열이 같이 검찰 개혁을 완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조국의 사퇴로 “희망이 꿈이 됐다”라면서 아쉬워했다.

이어 공식석상에서 윤석열을 만나 검찰 개혁에 더욱 힘써 달라는 말로 신임을 더했으며, “윤석열 총장이 없더라도 정의로운 검찰이 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조국 임명에 대해서도 MBC ‘국민들과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말로 부분적으로나마 잘못된 임명이었음을 시인했다.

윤석열이 조국 가족을 수사한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윤석열의 문 대통령에 대한 충정이라고 설명한다. 조국의 파일을 검토해 본 윤석열이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흠결이 많아 임명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수사를 통해 임명 저지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추측은 조국 사퇴 후 윤석열을 문 대통령이 다시 신임하면서 검찰 개혁을 맡긴 데서도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면 지금 진행하는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보아야 하나. 검찰 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문 대통령의 주문대로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는 행위인가.

청와대를 비롯한 집권 여당은 검찰 개혁을 방해하는 프레임으로 몰면서 검찰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야당 탄압을 위한 무리한 수사도 아니고,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한 수사도 아니다. 과거에 있었던 범죄 혐의에 대해 단순히 수사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로서는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면서 스스로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모른다. 집권 민주당이 야당이었다면 박수로 환영하면서 당연히 그렇게 이해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검찰은 외부의 간섭 없이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총장의 말을 되새긴다면 그러한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검찰과 권력을 이러한 새로운 플랫폼에서 파악한다면 앞으로 추미애가 추진할 검찰 개혁 행보는 두 가지로 읽힐 수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한 것인가, 곤란에 빠진 정권의 비호를 위한 것인가.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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