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게임디톡스 사업 논문, 편당 억 단위 '황제논문'"

공대위, 정책토론회 진행…"부실 내용에도 혈세 과도하게 투입"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5년간 진행해 온 게임 디톡스 사업 연구 논문들에 과도한 예산이 책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통해 부실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편당 2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이른바 '황제논문'들이 양산됐다는 지적이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산하 게임 스파르타와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복지부가 진행한 약 33억 5천만원 규모의 세 가지 특정 연구 사업에서 발간된 연구 논문들이 부실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예산을 지원받은 '황제논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동섭 의원(왼쪽 다섯번째)와 위정현 학회장(오른쪽 네번째), 김정태 교수(오른쪽 세번째), 전석환 실장(왼쪽 세번째) 등 토론회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 교수는 "21억 5천만원, 7억원, 5억원이 각각 투입된 세 가지 연구 사업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많게는 게임중독 논문 1편당 연구비가 최대 2억원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인문·사회 과학쪽 논문 한편에 통상 200만~3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혈세를 투입한 '황제 논문'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지어 일부 연구에 포함된 관련 논문은 석사학위 논문과 연계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문성이 결여된 것은 물론, 게임중독을 미리 질병으로 상정해놓고 연구를 진행한데다 실체를 밝히지도 못한 논문들에 이처럼 대규모 예산이 책정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 결과물로 나온 보고서들 역시 투입된 예산에 비해 부실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7억원이 들어간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치료 및 사후관리 체계 관련 인력양성' 사업 보고서는 본문이 62장인데 비해 별첨은 70여장인 부실 보고서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게임중독을 완전히 질병 치료 대상으로 보고 560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든 게 바로 7억원짜리 예산의 결과물"이라며 "게다가 이 보고서는 본문이 62쪽인데 별첨이 79쪽으로, 그마저 대부분 사진 자료로 구성됐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머지 연구들 역시 게임중독을 연구한다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만 다룬데 이어 항우울제이자 경구용 금연 치료제 등을 사용한 내용도 나왔다"며 "이 약물들은 어떠한 행위에 대해 써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정현 학회장 역시 "복지부 게임디톡스 연구에서 인터넷중독과 게임중독이 혼용돼 사용됐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IGUESS라는 척도의 신뢰성 역시 의심된다"고 말했다.

IGUESS는 게임중독에 대한 진단 및 예방과정에서 척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중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IGUESS의 무용성이 발견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게임은 물론 좋아하는 음식이나 연애, 심지어 인터넷 아이쇼핑 등에서도 척도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IGUESS 척도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나타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연구 보고서 내에서 자기모순, 자가당착도 발견됐다"며 "WHO가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부여하기까지 한국과 일본의 국제적인 공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일본보다 게임중독 연구가 앞서간 한국이 근거를 마련하고, 일본은 WHO와의 관계를 활용해 게임이용 장애가 질병으로 인정되도록 했다는 게 위 학회장이 제기한 의혹의 골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전석환 실장 또한 "복지부의 해당 연구들은 연구 가설에서부터 틀린 인용이 이뤄졌다"며 "지난해 12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 등 최근 자료 등은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복지부의 게임 관련 논문을 보면 다 인터넷 중독 자료를 가지고 재생성한 수준"이라며 "복지부가 진지한 연구 사업을 하고싶다면, 문호를 열고 게임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중독이 아닌 게임에 대해 먼저 연구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이동섭 의원은 "복지부가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는 전제하에 이미 답을 정해놓은 듯 '짜 맞추기식'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연구보고서라는 것은 치열한 이론적 고찰, 연구를 통해 결론이 도출돼야 하는게 상식인데도, 이번 연구결과서를 보면 순서가 거꾸로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태가 2000년대에 버젓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대위와 함께 대책회의 등을 진행, 게임이 진정한 4차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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