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불법 저지른 국회…예산안 시한 또 넘겨

文의장 "입법부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국민 여러분께 송구"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또 넘겼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벌써 5번째 불법을 저지른 꼴이다.

현행 헌법은 국회에 예산안 심의·의결권을 부여하면서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계연도 개시일은 이듬해 1월 1일. 역산하면 12월 2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다.

그러나 국회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한 차례 법정 시한을 지켰을 뿐이다. 올해도 여야 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대치로 법정 시한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29일 비(非)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본회의를 앞두고 200여개에 달하는 안건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무산시키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법정 처리 시한 마지막 날인 2일 입장문을 내고 "헌법이 정한 2020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을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국회 스스로 헌법을 어기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여야에는 "엄중한 민생경제 상황을 상기해 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는 오는 10일까지도 예산안이 처리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은 국회법에 따라 전날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지만 여야 합의로 수정안을 제출, 표결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까지도 심의를 마치지 못해 당장 본회의가 열린다 해도 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심의를 지연시켰다"고 비판한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문제 삼아 심의를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등 공방만 벌이고 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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