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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윤종규 '이노베이션 DNA' 빛났다…신한 5개·KB 4개 '혁신금융' 러시


두 회장 선제적 대처·견고한 관리 통해 혁신금융 서비스 가속페달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금융'과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이 합쳐진 '혁신금융서비스'. 모순된 두 개념이 합쳐진 만큼, 그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과연 보수적인 금융업권에 '메기'가 활개를 칠 수 있을까.

우려와 다르게 당국의 정책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신용카드 기반으로 송금이 가능해지거나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각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사진=각 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사진=각 사]

봇물이 터지 듯 혁신 아이디어를 풀어놓는 핀테크 업체들보다는 아니지만, 금융지주들도 업계 '큰 형님'으로서 꾸준히 내놓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계열사가 출시한 서비스들이 혁신금융서비스로 다수 지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신한, KB, 우리, 하나)의 계열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정받은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11건이다.

◆조용병 회장의 발 빠른 대처, 신한금융지주 혁신금융서비스 최다

혁신금융서비스란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금융위원회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에 한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해당 기간 테스트 기간을 거쳐 부작용이 크지 않고,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게 입증되면 법령과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위원장, 금융위,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부, 학계 법조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4대 금융 지주 중 현재까지 가장 많은 혁신금융서비스를 배출한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총 5개로 신한카드 4건, 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 공동 출시 1건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신한카드가 출시한 'MY 송금'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로 돈을 보낼 수 있다. 체크카드의 경우 통장 잔액에서 즉시 차감되며, 신한카드의 결제 플랫폼인 '신한 페이판'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10월 1일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 달 13일 기준 송금 누적액이 10억원을 돌파했으며, 일 평균 이용액은 2천400만원이다. 건수 기준으로는 일 평균 330건정도다.

이외에도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출시한 '카드 결제 건별 자투리 금액 기반 해외주식 소액 투자 서비스' ▲신한카드가 출시한 월세 신용카드 납부 서비스 등 다양하다.

이처럼 신한금융지주가 혁신금융서비스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발 빠른 대처가 주효했다. 조 회장의 지시로 신한금융지주는 핀테크·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작년 3월 혁신금융서비스를 도입하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발의되자마자 조용병 회장의 지시로 그룹 차원에서 특별법을 활용해 도입 가능한 사업 모델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라며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유관 부서와 긴밀히 협의해 대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협업 모델 개발을 상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과 통신 융합 이뤄낸 KB금융...우리·하나도 맹추격

KB금융지주는 4개의 혁신금융서비스를 배출했다.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 엠'이 대표적이다. 유심칩만 넣으면 공인인증서나 앱 설치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은행과 통신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가입·이용이 가능하도록 한 게 주 내용이다.

KB국민은행은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거래, 간편한 가입, 합리적 요금제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기존 통신 서비스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업계에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28일 리브엠을 정식으로 론칭했다. 기념식 당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민들께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을 공급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브엠 이외에도 ▲카드 결제대금(포인트 기반) 조기 지급 서비스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등급 생성 서비스 등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평소 혁신 금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지난 4월엔 'KB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 시켜 그룹 차원에서 혁신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향후 5년 간 혁신기업에 대해 62조6천억원 규모의 여신지원과 3조6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 8월 혁신금융협의회에서 윤 회장은 "혁신과 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라며 "기존 여신지원체계에 더해 적극적인 투자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해 혁신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힘을 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과 하나카드가 출시한 ▲은행지점 방문 없이 요식업체나 공항 인근 주차장에서 사전 예약한 환전을 받거나 현금 인출이 가능한 'Drive Thru' 서비스 ▲포인트 기반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 등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양 사는 혁신금융서비스 개수엔 밀리지만, 다른 방향으로 혁신금융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9월부터 핀테크 기업 빅밸류의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주택시세 서비스'를 심사부와 전 영업지점에 도입했다.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핀테크 기업의 기술이 은행에 적용된 사례다. 지정대리인이란 핀테크 사업자를 선정해 금융사로부터 위수탁한 서비스를 대행하게 하는 제도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금융위훤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뱅크샐러드의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4대 금융지주 중 최초로 참여했다. 그간 대출 비교 서비스를 내놓은 핀테크 업체들은 많았지만, 정작 금융소비자들이 몰린 제1금융권이 나서지 않으면서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어왔다. 고객들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확정적인 대출조건 정보를 조회하도록 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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