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현대차, '일본 텃밭' 인니 공략…생산거점 구축에 1.8조 투자


아세안 지역 첫 완성차 생산 거점…미래 성장 동력 확보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1조8천억 원을 투자해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일본산 자동차 점유율이 96%에 달해 '일본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현대차는 26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탄토 경제조정부 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조정청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 이원희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이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 정책의 핵심 국가로 양국간의 신뢰 관계 구축과 교류 확대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6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26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 후 3년여 걸친 면밀한 시장 조사 등을 해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브카시 시 '델타마스 공단' 내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천만 달러(1조8천200억 원)이며, 약 77만6천㎡ 부지 위에 건립된다. 올해 12월 착공, 2021년 말 15만 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며, 향후 최대 생산 능력을 25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신규 개발하는 소형 SUV, 소형 MPV 등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가 검토되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저성장 속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세안 국가별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 인도네시아를 공략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성차는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로 수출할 예정이며, 호주, 중동 등으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또한 이와 별도로 연 5만9천 대 규모의 CKD(반제품 조립)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약 115만대 판매, 연 5% 수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 2억7천여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자동차시장 역시 지난 2017년 약 316만대 수준에서 2026년 약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에 1조8천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에 1조8천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지역에서 조기에 안정적인 제품 개발, 생산, 판매 체제 구축을 위해 혁신적인 차별화를 전개한다. 제품 개발은 철저한 아세안 전략 모델 개발을 위해 사전에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등 본사와 인도네시아 현지 간 상품개발부터 양산까지 긴밀한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현지에 최적화된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를 위해 국내 부품사와 현지 부품사 간의 기술 제휴를 추진하는 등 현지 부품사의 기술 역량도 강화한다. 생산, 판매 체계도 고객 중심으로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이 새롭게 적용된다. 주문 생산 방식은 소비자들은 제품 사양을 주문 시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는 재고 관리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판매 방식의 변화도 모색한다. 아울러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옴니 채널)를 현지 최초로 도입하고, 선도적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국적 딜러망도 조기에 구축한다. 2021년 말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고객 접근성, 지역별 수요 등을 고려해 100여 개의 딜러망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점차 확대한다. 특히 IT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을 주요 타깃으로, 음성 명령, 차량 제어, 차량 내 쇼핑 등 첨단 커넥티드 서비스 중심의 상품 차별화 요소를 적극 발굴, 현지 맞춤형 사양 개발에도 주력한다.

한편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명예사원증도 증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의선 부회장은 이번 투자협약식에 앞서 두 차례 직접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지난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 방한 시 경제인 면담에서, 올해 7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만남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는 가장 진취적인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왔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적극 투자에 나서 꼭 성공해 달라"며 "필요한 지원을 다하고, 직접 챙기겠다. 한국 방문 때도 현대차를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현대차, '일본 텃밭' 인니 공략…생산거점 구축에 1.8조 투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