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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권용원 회장, 더 큰 성과로 사죄해야


분골쇄신으로 자본시장 반석 위에 올려 놓아야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최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의 폭언‧갑질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이 발칵 뒤집혔다.

권 회장은 아르헨티나 출장에서 돌아와 논란이 된 문제에 대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태는 쉽게 진화되지 않았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협회]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협회]

권 회장의 언행과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가뜩이나 과거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으로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갑질에 대한 거부반응이 크다 보니 사태 수습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이번 문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협회장 자리를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녹취록 중 기자를 위협하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터라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권 회장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잖이 나오기도 했다.

고위층의 모럴해저드가 발생하면 으레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퇴진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물러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결책인지는 고민해 볼 일이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격변기를 맞고 있는 자본시장의 환경을 따져본다면 쉽게 결정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권 회장이 몸담고 있는 금투협은 금융투자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 그간 회비만 축내는 불필요한 조직으로 폄하돼 왔던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권 회장이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금투협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업계 곳곳에서 이제야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에는 권 회장을 필두로 한 금투협이 자본시장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자본시장 혁신과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혁신기업 자금조달 체계 개선, 전문투자자 육성‧강화, 기업공개 제도 개편, 증권사 자금중개기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여당과 함께 혁신과제 수행에 매진, 지난 5월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첫 결실을 맺었다. 현재도 남은 과제 완수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사퇴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회원사들은 권 회장의 사퇴를 반대했다. 과거 호의적이지 않았던 회원사조차 감싼다는 것은 여전히 그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일 것이다.

업적이 있다고 해서 과오의 면죄부가 될 순 없다. 다만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면 과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더 큰 성과로 환원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건설적인 처분이 아닐 수 없다.

권 회장은 온갖 비판과 사퇴 압력에도 전날 이사회의 권고에 따라 결국 남은 임기를 마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간의 행보를 반추했을 때 단순히 개인적인 명예 문제만을 따져 내린 결정은 아니었으리라 믿고 싶다.

이제 금투협회장으로서 주어진 시간은 1년 4개월이다. 남은 임기 동안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자본시장을 반석 위에 올리는 것이야말로 이번 사태에 대한 사죄의 진심을 조금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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