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화 이어 두산까지"…사업권 남발로 免 시장서 발뺀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부담 커…서울 시내免 입찰 좌초 위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화에 이어 두산 마저 면세사업에서 손을 뗀다. 사업권을 획득한 지 4년 만이다.

두산은 최근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해외 진출까지 모색했지만,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중심의 면세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데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결국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음달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로 플레이어들이 더 늘어나며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면세 특허권을 반납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이 운영하던 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하게 되며, 그 전까지는 정상 영업한다는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면세사업 중단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며 "전자소재 등 기존 자체 사업과 신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타면세점 전경 [사진=두산]

앞서 두산은 지난 2015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갖고 있던 특허를 획득해 2016년 5월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개장 후 연 매출 7천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두타면세점 매출은 2016년 1천110억 원, 2017년 4천436억 원, 지난해 6천817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천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에 그쳤다. 같은 시기에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올 상반기에만 1조1천653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또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빅3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에는 무신사, 입생로랑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다양한 노력을 펼쳤지만,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업계에선 두타면세점의 누적 적자가 630억 원 가량인 것으로 관측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에 특허권을 반납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두산은 면세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도전했지만, 빅3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또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도 사업 진출을 모색하며 활로 찾기에 나섰지만,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자 결국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또 관세청이 국내 면세품 불법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인도장'을 마련하는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이전까지 시내면세점을 통해 방한 외국인이 국산 면세품을 대량 구매할 경우 현장 인도가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인천 지역에 위치한 수출인도장에서만 인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보따리상들은 시내면세점에서 쇼핑할 때 상당한 불편함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적자가 이어지면서 두산 면세사업부 분위기가 최근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 심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 부담도 가중돼 출혈 경쟁을 지속하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3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상품 소싱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일 면세점들이 살아남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음달 있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로 사업자 수가 더 늘어나게 되면 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화 역시 지난 9월 30일 3년 반만에 면세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면세점 사업권 기간은 내년 12월까지였지만, 수익성 악화로 면허기간인 5년을 채우지 않고 자진 반납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 간 1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백화점 영업이익(138억 원)보다 큰 영업손실(201억 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SM면세점 역시 3년간 69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위태한 상황이다. 1973년 종로에 문을 연 동화면세점, 지난해 10월 말 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특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년 정도 적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4분기 256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4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현상이 지속되면서 송객수수료 부담이 커진 것이 신규면세점들의 발목을 잡은 원인"이라며 "시내면세점 수가 2015년 6개에서 지난해 13개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여기에 연말에 특허 3개가 신규로 발급되면 신규면세점들의 생존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다음달 14일 마감인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전도 흥행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경쟁 과열로 시장이 어려워진 탓에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업체들 마저 입찰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 정도만 입찰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자들이 시내면세점보다 12월 예정된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에 더 신경쓰는 분위기"라며 "각 사업자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민에 빠진 데다, 기존 사업자마저 사업권 반납으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이 매력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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