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비 오는 날 야외서 전기차 충전 해도 된다?

대체로 사실 아님…"감전 위험성 있어"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전기자동차 관련 온라인 동호회를 보면 이따금씩 비 오는 날 야외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해도 되냐는 질문이 올라온다. 그리고 대체로 '해도 된다'는 답변이 달린다. 하지만 안전 문제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해당 질문은 비 오는 날 단골 주제로 등장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전기와 물은 상극이라는 상식을 알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일상에서 콘센트에 물이 들어갔을 시 화재 위험이 있다거나 물에 젖은 손으로 콘센트를 만지는 경우 감전될 위험 등이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조심한다.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하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 법하다. 전기차 충전기커넥터와 차량측 소켓은 구멍이 뚫린 형태다. 둘을 접촉할 시 전류가 흐른다. 게다가 전기차는 배터리를 품고 있어 큰 폭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특히 빗물에 바로 맞닿을 수밖에 없는 야외의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구멍이 뚫린 형태의 전기차 충전기커넥터와 차량측 소켓. [사진=환경부 전기차충전소]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 오는 날 야외에서 전기차 충전을 할 수는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전 위험성이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비가 내릴 때 야외에서 전기차에 충전기를 꽂아 놓는 것은 좋지 않다"며 "아무리 절연 특성이 잘 돼 있어도 언제든지 감전 위험성 등 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비와 함께 천둥, 번개 등이 치면 야외에서 전기차 충전을 절대 해선 안 된다.

김 교수는 "번개라는 것은 전하가 있는데 번개 구름 안의 전하가 땅으로 떨어지면 낙뢰"라며 "낙뢰 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는 것은 산 높이 올라가서 우산 같은 거나 쇠꼬챙이를 들고 있을 때 위험한 거랑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경우 차 안에 있는 사람은 보호될 수 있다. 외부 차체에 전자파 차폐장치가 적용돼 있어 번개 등이 전기차로 떨어지더라도 차 안에 있는 사람은 다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내연기관 등 다른 차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위험성은 또 남는다. 외부 자체에 전자파 차폐 기술이 적용돼 있다 하더라도 전기차 자체가 배터리라 에너지를 품고 있어 충격을 받으면 배터리가 폭발하는 등의 폭발성 화재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아직 번개나 낙뢰가 전기차로 떨어진 사례는 없다.

관련 주의사항은 실제 전기차 충전기에도 부착돼 있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사용시 주의사항'을 통해 고지한다. 일상에서 콘센트와 전기코드 등의 안전수칙과 비슷하다.

▲폭풍,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칠 때는 충전기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우천 시 충전기커넥터를 하늘 방향으로 향하지 마십시오 ▲충전기커넥터와 차량충전구에 물기가 있을 경우 충전을 삼가 주십시오 ▲충전기를 임의로 분해하거나 충격 및 물을 뿌리는 행위는 삼가 주십시오 ▲충전 중 세차 및 정비 등 차량 유지보수를 하지 마십시오 ▲충전 중에 젖은 손으로 커넥터와 충전구를 만지면 위험합니다 등이 내용이다.

GS칼텍스가 자사 전기차 충전기 설치시 부착하는 '사용시 주의사항'. [사진=GS칼텍스]

이는 지난 1월 환경부가 발표한 '충전인프라 설치·운영 지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환경부는 '충전기 사용 시 주의사항'으로 ▲충전기 커넥터와 차량 인렛(주입구) 부위에 물기가 있을 때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충전 중 세차, 정비 등 차량 유지보수 작업 금지 ▲폭풍,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칠 때는 충전기 사용을 금지하고 충전기커넥터는 차량과 분리해 거치대 문을 닫고 보관 ▲충전기를 청소하기 위해 물을 분사하거나 화학물질, 세제 등의 사용 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용시 주의사항을 모든 사업자들이 전기차 충전기에 부착해놓은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주의사항을 인지하는 데에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렇다면 비 오는 날 전기차 충전은 아예 할 수 없을까. 당연히 모든 전기차 충전소가 야외에 있어 비와 번개 등 날씨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아니다. 실내에 있거나 충전소 위에 지붕이 씌워져 있는 곳도 있다. 문제는 지붕이 있는 충전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충전인프라 설치·운영 지침'에서 충전기 설치를 위한 현장조사 검토항목 가운데 꼭 지붕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지침은 없다. 실내 또는 눈비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장소에 설치해 캐노피 등 부대시설 설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소면 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소 97%에 지붕이 없다"며 "지금 사고가 안 났을 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비 오는 날 지붕 없는 야외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다 사고가 나 죽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기차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기 지붕 설치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비오는 날 비를 맞은 상태에서 충전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충전할 때도 손에 되도록 절연장갑을 끼고 안전하게 충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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