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서상혁 기자] 5조원대 규모의 '사모펀드 거물'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에 들어가면서 10일 라임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또다시 사모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로 불거질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라임운용은 지난 8일 대체투자 사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한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플루토 FI D-1호 펀드는 사모채권에 투자하며, 테티스 2호 펀드는 코스닥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2개 펀드의 규모는 1조1천억원인데, 이 중 환매중단 대상 펀드는 6천200억원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 측은 "환매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 자산 매각 과정에서 오히려 자산의 무리한 저가 매각 등으로 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저하돼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환매중단 이유를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는 게 운용사의 입장이지만, 그동안 코스닥 시장이 약세를 보인데다 라임운용이 투자한 채권 중에는 투기등급의 기업 비중이 높아 투자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은행에서도 많이 판매
이에 라임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특히 은행들은 '제2의 DLF' 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라임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총 5조3천700억원인데, 이 중 은행에서 판매된 규모가 1조8천200억원으로 전체의 33%에 달한다.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각각 8천800억원, 4천900억원 어치를 판매해 은행과 증권사를 통틀어 높은 판매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1천8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우리은행 측은 "펀드 관련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주려고 한다"며 "이미 설명자료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서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측은 "라임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맞지만 이번에 환매중단된 펀드에 해당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다른 펀드 투자자들도 불안감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부서에서 라임운용 측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DLF 대량손실에 이은 이번 라임운용의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에서 판매된 전체 사모펀드 규모는 28조5천800억원에 이른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hyuk@inews24.com,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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