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알뜰폰(중)] 상생·협업으로 판 키운다

LG유플-KB국민은행 새바람 …단말·유통 시너지, 비용절감 기대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알뜰폰(MVNO)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비용이다.

이동통신사(MNO)에 망 임대로 지불하는 '도매대가'는 알뜰폰 요금제 비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도매대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알뜰폰의 무기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결국 수익성을 포기해야 한다. 알뜰폰 업계가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통사가 무작정 도매대가를 낮출 수도 없다. 이통사 역시 해마다 요금인하 요구가 거세지면서 MNO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것.

이 탓에 알뜰폰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이통시장의 경쟁활성화 등 생태계 구축은 시급한 과제이자 난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최근 LG유플러스가 중소 알뜰폰 업계 지원안을 내놓고, KB국민은행이 새로운 알뜰폰 요금제 출시 등에 나선 것은 상생과 협업을 통한 상호 윈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중소알뜰폰사업자와의 상생협력프로그램은 유통망 활용 및 단말 수급 지원을 통해 도매대가 인하 등과 같은 비용절감 효과를 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명 'U+MVNO 파트너스'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크게 ▲영업활동 지원 ▲인프라 지원 ▲공동마케팅 등으로 구분된다.

먼저 LG유플러스는 중소알뜰폰사의 단말 구매를 지원하기로 했다. 단말 수급은 구매력 및 협상력에서 열세인 알뜰폰 사업자의 오랜 과제 중 하나. 실제로 매년 신형 스마트폰이 출시되더라도 가입자와 구매량이 작고, 이통3사에 먼저 배정돼 늘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부터는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자급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알뜰폰 업계의 단말 수급은 더 어려워 졌다.

LG유플러스의 중소알뜰폰 상생협력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문제에 주목, 중소 알뜰폰 업계의 삼성전자, LG전자 신규 스마트폰 구매 협상에 참여하고, 중고폰 유통업체와도 인기모델 구매를 논의하기로 했다. 사업자들이 개별 구매하던 가입자식별모듈(USIM)도 공동구매해 비용도 더 낮출 계획이다.

중소 알뜰폰 업계 상품 경쟁력 강화방안 지원에도 나선다.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정액형 선불요금제를 출시해 요금제 선택폭을 넓히고, 편의점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LG유플러스의 전국 2천200여 개 매장으로 확대한다. 또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직접 신규가입, 기기변경, 번호이동을 신청할 수 있는 '셀프 개통' 서비스도 내년 2월부터 지원한다.

이통사 대비 알뜰폰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멤버십 제휴처도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U+MVNO 파트너스 전용 홈페이지를 마련, 참여사 가입 고객 대상 각종 이벤트 행사 등 공동 판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시영 LG유플러스 MVNO/해외서비스담당은 "도매대가 인하가 직접적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지만 이 경우 대형사업자에도 혜택이 돌아가 중소 알뜰폰 경쟁력 제고에 실제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라며 "중소 알뜰폰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끌어올리는 등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가세, 이통사 협업 및 5G 활성화 등 기대

알뜰폰 활성화에는 중소알뜰폰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대형알뜰폰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존 이통3사 계열 중심의 경쟁 구도에 마케팅력과 유통 채널을 겸비한 KB국민은행의 가세는 결과적으로 침체에 빠진 알뜰폰 시장에 새바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로 기존 알뜰폰 시장은 6월 기준 CJ헬로의 헬로모바일이 점유율 9.4%로 사실상의 업계 1위로 꼽힌다. 뒤이어 이통사의 자회사(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점유율이 각 8%대 안팎으로 총 23.4%에 달한다. 이른바 빅4의 대결인 셈이다.

[출처=KB국민은행]

특히 LG유플러스가 CJ헬로(헬로모바일) 인수에 따라 단일계열 점유율 15% 수준의 1위 사업자 출현도 앞두고 있다.

CJ헬로에 대한 이통사 인수합병 시도때마다 혁신을 주도하는 주요 사업자 이른바 '독행기업'의 소멸이 핵심 쟁점이 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탓에 이통3사에 맞설만한 대형사업자 출현 등의 필요성이 더 커진 상황. KB국민은행이 금융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새로운 대형알뜰폰 사업자 등장에 우려보다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중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M'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특히 LG유플러스 망을 이용, 알뜰폰 업계 첫 5세대 통신(5G) 요금제를 출시한다.

또 리브M은 2040세대를 타깃으로 금융상품과 연계된 차별화된 요금상품 제공을 목표로 한다. 기존 이통사 보다 파격적인 수준의 5G 요금제로 파상공세도 예고한 상태.

업계에서도 리브M이 시장에 혁신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통3사 중에는 LG유플러스가 첫 협업에 나섰다. SK텔레콤과 KT도 알뜰폰 사업자가 원한다면 연내 5G 도매대가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활성화도 기대된다.

박준동 LG유플러스 PS부문 신채널영업그룹장은 " KB국민은행에 적절한 도매대가에 망을 제공할 것"이라며 "리브M은 기존 금융상품과 연계, 추가 할인을 적용한 상품 등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아직 시중의 5G 스마트폰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어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알뜰폰 업계에 5G 도입 등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시도로 의미가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도매대가 협상 등 굵직한 이슈에서 업계를 대표해주고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알뜰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협업과 상생은 결과적으로 망 활용도 제고 등에서 이통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분기 기준 LG유플러스의 수용 가능 가입자 수 대비 보유 회선 수, 즉 가동률은 60.9%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가동률은 75.82% 수준이다. 알뜰폰이 활성화 되면 이를 이용한 이통사의 망 활용도도 높아져 결국 윈윈인 셈이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