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로사 하는 집배원들…안타까워 하기만 할 것인가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우리나라 집배원들의 과로사(過勞死)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충청남도 공주에서 34살 청년 집배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 청년은 퇴근 후 잠을 자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많은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꼽혔다.

같은 달에만 비슷한 이유로 2명의 집배원 역시 세상을 떠났다. 지난 4월에도 두 명의 집배원이 심장마비와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처럼 집배원의 사망 건수가 많은 이유는 높은 업무 강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2016년 임금노동자 전체의 평균 노동시간인 2052시간보다 30% 이상 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총 166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암·뇌심혈관계질환·교통사고·자살 등으로 나타났다.

집배원의 노동시간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물량에 비해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1억 9000만통이던 소포우편물은 지난해 2억 7000만톤으로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집배 인력은 1만 9171명에서 2만 865명으로 1694명(8.8%) 확충에 그쳤다.

우편물 배달 난이도가 높아진 것도 업무 강도가 세진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10년간 집배원 한 명이 배달하는 지점(배달점)이 7.8%나 증가했다. 1인·소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소규모 기업·사무실이 확대돼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농어촌 지역은 인구 감소로 감원이 이뤄지면서 집배원 한 명이 담당하는 배달 거리가 길어졌다.

집배원들의 업무가 과중돼 사회문제로 이어지자, 정부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집배원 인력 증원과 주 5일 근무제 정착, 산업안전보건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집배 인력을 늘리기 위해 소포위탁 배달원 750명을 증원할 방침이다. 지난 7월 노사 합의 후 업무량과 토요 배달이 많은 우체국을 고려해 집배 인력 배정 기본 계획을 수립했고, 현재 모집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소포위탁 배달원과의 계약은 소요기간이 2~4개월 필요하기 때문에 이달 120명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집배원 충원 계획과 속도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집배원의 잇단 사망사고 이후 우정사업본부 노사가 충원 계획을 내놨지만, 1인 가구와 택배사용량 증가 추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는 만성 적자인 우편사업으로 인해 인력 충원을 위한 인건비 마련도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배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인력 충원'이다. 연장근로가 잦은 업무 특성상 노동시간 감축이 어렵기때문에 집배원 수를 늘려 업무 강도를 줄여나가는 한편, 모든 집배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히 추진돼야 할 것이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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