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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대세"…'매장' 접는 패션, 엄지족 공략 본격화


'탈 오프라인' 가속…온라인·젊은층 겨냥한 전용 브랜드 연이어 론칭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경기 침체,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한계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에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풀 라인업을 갖춰 백화점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던 업체들은 최근 온라인이 중요 채널로 떠오르자 판매 채널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패션 대기업과 신원, 형지아이앤씨, SG세계물산 등 중견 패션업체들은 최근 온라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판매수수료나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이 적은 데다, 시장 성장세와 수익성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온라인 매출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이상 증가해 100억 원을 기록했다. 한섬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온라인 매출이 늘어난 덕분에 이익이 개선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49억 원을 달성했다.

한섬 공식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의 매출은 매년 증가해 지난 2016년 250억 원에서 2017년 500억 원, 2018년 72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천100억 원 이상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FnC 공식 온라인몰인 '코오롱몰' 역시 2017년 리뉴얼한 후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약 150% 성장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은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렵고, 기존 고객 이탈 방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매년 고객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지는 것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이들이 좋아하는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단순히 채널을 온라인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우고 디자이너 감성을 강조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질바이질스튜어트 [사진=LF]
질바이질스튜어트 [사진=LF]

이에 각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는 한편,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하거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며 신규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일부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LF는 온라인 영역 확장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 중 하나다.

LF는 현재까지 '모그', '질바이질스튜어트', '일꼬르소' 등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으며, 올해 3월에는 젊은 층을 겨냥해 '헤지스액세서리'의 세컨 브랜드인 'HSD'까지 온라인에만 내놨다.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는 2016년 온라인으로 전환한 후 매출이 연평균 50% 이상 신장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LF는 향후 '앳코너' 등 일부 브랜드도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한 후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백화점 매장을 철수한 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브랜드 자체를 철수하기 위한 수순으로 봤다"며 "내수경기가 어려울 때 사업 효율화를 위해 온라인 시장에 선제 대응한 것이 지금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3월 밀레니얼 여성 고객을 겨냥해 온라인 전용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론칭한 '오이아우어(OIAUER)'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2535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엠비오'도 3년 만에 온라인 전용 캐주얼 브랜드로 리론칭했다. 또 '빈폴키즈'는 지난 2017년 온라인 브랜드로 리론칭한 후 좋은 반응을 얻어 지난달 말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신장했다.

덱케 [사진=한섬]
덱케 [사진=한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도 잡화 브랜드 '덱케'를 지난 3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리론칭했다. 온라인 잡화 시장 공략을 위해 핵심 타깃 고객층도 기존 2030세대에서 1020세대로 바꾸고, 판매가격도 기존 5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낮췄다. 신제품 출시 방식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1020세대 취향을 고려해 격주마다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지난 2017년부터 덱케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다"며 "짧은 유행 주기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섬은 식품기업 오뚜기와 손잡고 '시스템옴므X오뚜기'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온라인 몰인 '더한섬닷컴'에서만 판매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온라인과 모바일로 옷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근에는 원활한 물류 처리를 위해 이천 물류센터 내에 약 7천㎡(2천100평) 규모에 달하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운영도 시작했다.

한섬 관계자는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전달하고, 다른 온라인몰에서 제공하지 않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더한섬닷컴만의 '고품격' 색깔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최신 기술과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온라인(모바일)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당초 2020년 매출 1천억 원 목표를 앞당겨 올해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 S.I.빌리지(S.IVillage) 내에 온라인 편집매장 '셀렉트 449'를 오픈했다. 셀렉트 449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편집매장으로 '고엔제이', '문제이', '그라더스' 등 온라인몰을 통한 판매를 꺼려왔던 디자이너들을 단독 입점시키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30개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현재 10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신세계톰보이는 지난해 9월 S.I.빌리지를 통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N.N.D(NINE ty NINE DEGREE)'와 '스토리어스(STORY US)'도 동시 론칭했다. 두 브랜드 모두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며 가성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계톰보이는 앞으로 일반 오프라인 브랜드 대비 빠른 상품 전개와 좋은 가격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FnC도 지난 4월 인플루언서와 함께 브랜드를 만드는 '커먼마켓'을 론칭했으며, 슈콤마보니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아카이브앱크' 브랜드도 현재 코오롱몰을 통해 테스트 전개 중이다. 이 브랜드는 올 가을·겨울을 목표로 공식 브랜드 론칭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코오롱FnC는 남성복 브랜드 '스파소'와 스포츠 브랜드 '헤드'의 오프라인 영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중심 브랜드로 전환했다. 또 코오롱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전용상품 출시에도 적극 나서 호응을 얻고 있다. 남성복 '시리즈'의 온라인 상품인 '247팬츠'는 누적 판매량 2만 장을 돌파했고, '럭키슈에뜨'의 라피아햇'도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올해 디자인을 더 다양화했다.

오이아우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오이아우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중견 패션업체들도 온라인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인지도가 구축된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부활시키기 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신원은 그동안 '이사베이' 등 오프라인 전개를 중단한 기존 브랜드의 일부 제품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해 왔지만, 최근 e비즈사업부 내에 전담 상품기획 부서를 신설한 후 온라인 전용 신규 브랜드 론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가을에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지나식스(GINNA SIX)'를 선보일 예정으로, 론칭 초반에는 인지도 구축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온앤온'으로 유명한 보끄레머천다이징의 별도법인인 이터널그룹 소속 브랜드들은 디자이너 감성을 강조하며 온라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작년 하반기에 선보인 여성복 '레이브'와 지난 2월 론칭한 핸드백 브랜드 '루에부르'가 대표적으로, 2030 신규 고객들은 기성패션 업체가 선보인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레이브'의 경우 반응이 좋아 올해 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형지아이앤씨는 올 상반기부터 온라인 시장에 무게를 두고 이를 겨냥한 브랜드 론칭을 고민하고 있다. SG세계물산 역시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한 여성 영 애슬레저 브랜드를 올 가을께 론칭할 예정이다.

김영대 삼성물산 수석은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밀레니얼 및 Z세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그들이 익숙한 구매 환경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선택을 받고 있다"며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몰만의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 나아가 경험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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