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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호아시아나재단, 자회사 운영자금 지원 직후 10억 배당 챙겨


지난해 8월 자회사 8.4억 증자…20일 후 중간배당 11.8억 수령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100% 자회사 3곳이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곧바로 증자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지급하는 수상한 자금흐름이 뒤늦게 발견됐다.

15일 아이뉴스24 취재 결과 지난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00% 주주로 있는 케이에이(KA), 케이오(KO), 케이알(KR) 등 3곳에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몇 주 뒤 중간배당을 통해 이들 회사로부터 앞선 지원 규모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 [이영훈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 [이영훈 기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각각 자본금 2천만원을 들여 2012년 KA, 2015년 KO와 KR을 설립했다. 이들 3개 회사는 항공운송지원 서비스업 회사로 지난해까지 100% 내부거래로 매출이 발생했다.

3개 회사는 지난해 8월 8일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각각 2억8천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였다. 증자는 보통주 2억500만원, 우선주 7천500만원 규모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0% 주주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3개 회사 증자에 참여, 그달 10일 8억4천만원을 납입했다.

3개 회사는 운영자금 확보 목적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사회 당일 중간배당을 결정하는 안건도 함께 결의했다. 3개 회사가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은 설립 후 첫 사례다. 무엇보다 배당 규모가 앞서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보다 훨씬 컸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지난해 중간배당 규모는 KA 3억원, KO 4억5천만원, KR 4억3천만원이다. 각사별로 증자를 통해 지원 받은 운영자금보다 최대 1.8배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준 것이다.

배당금의 경우 배당소득세(15.4%)를 제외하고 지급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2018년 중간배당금으로 KA 2억5천만원, KO 3억8천만원, KR 3억6천만원 등 3개 회사로부터 모두 10억원을 실제 수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8억4천만원을 지원하고 1억6천만원을 더 받은 것이다.

재단법인등기상 자산변경 시점이 2018년 8월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이 3개 회사가 지급한 중간배당금을 수령한 날로 추정된다. 증자 납입 후 20일이 지난 시점이다.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347%에 달한다. 현행 제한하는 최고이자율은 연 24%로 이보다 약 15배에 달한다.

일단 이들 간 자금 흐름 중 유상증자 자체부터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2017년 ▲KA는 현금 약 15억원, 잉여금 약 55억원 ▲KO는 현금 약 12억원, 잉여금 약 16억원 ▲KR은 현금 약 5억원, 잉여금 약 3억원을 보유하는 등 자금흐름이 원활한 편이었다. 굳이 추가자금 확보에 나설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3개 회사를 지원하고 나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사정이 더 안 좋은 상태였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12억7천만원으로 2017년(41억7천만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증자 전 상황을 따져 봐도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전에 비해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자금적 어려움이 전혀 없는 출자 회사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때문에 당시 증자의 본래 목적은 3개 회사의 운영자금 확보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근거가 될 소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자금 지원과 3개 회사의 대규모 배당 등 일련의 자금 흐름은 사실상 돈을 지원하고 초고금리의 이자를 수취하는 대출의 성격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이익훼손에 주목하고 있다.

KA는 지난해 매출 198억원 중 175억원은 아시아나항공, 23억원은 에어서울로부터 올렸다. KO는 매출 231억원 중 아시아나항공에서 2억원, 아시아나에어포트에서 229억원을 올렸다. KR은 매출 53억원 전부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올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3개 회사의 수익은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아시아나에어포트로부터 전가된 이익이라는 점과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재무적인 어려움으로 매각을 앞두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박삼구 전 회장 소유의 재단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계열사의 이익을 훼손하고 다시 재단으로 배당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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