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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화웨이, 韓 통신업계 5G 영향 당분간 '미미'


5G 인프라 멀티벤더 전략 고수, 외산단말 영향력 적어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미국과 중국 통상 갈등이 화웨이 제재로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5세대통신(5G)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다양한 통신장비업체를 통해 5G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중국 등 외산단말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따르면 미국 화웨이 제재로 인해 현재 국내에 진행중인 5G 사업 관련 인프라나 단말 수급 등 측면에는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특정장비업체를 배제한다거나 단말 공급에 제한을 두는 정책은 이전에도 현재도 수립된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31%의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1위 업체다. 5G 표준필수 특허나 5G 표준 개발기술 기여도 역시 1위에 올라와 있다. 4G LTE에서 무서운 기세로 노키아, 에릭슨을 뒤쫓은 화웨이는 5G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까지만해도 14억달러(한화 약 1조6천700억원)를 R&D에 투자한 바 있다.

다만, 국내서는 글로벌 시장 대비 큰 영향력이 줄고 있는 실정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일찌감치 5G 장비업체로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을 선택했다. LG유플러스만이 LTE 때와 마찬가지로 화웨이를 포함한 4벤더 체제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5G 네트워크 구축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선제적으로 5G 상용화에 나선 상황에서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연말 전국망 구축을 예정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커버리지 로드맵 계획에 부합할 정도로 제고 부품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지국 장비 물량을 선확보했다"라며, "추가 이슈에 대해서도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역시 화웨이 제재 등의 현재 상황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적을 것이라 예상했다.

줄리언 고어먼 GSMA 아태지역 대표는 지난 27일 국내서 열린 APAC 5G 리더스CXO서밋에서 "이통 사업자들은 5G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공급자들을 선택할 수 있꼬, 화웨이가 유일한 공급자 내지 선택지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것은 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여러 관계 및 각 회사의 전략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한 회사의 이슈가 어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초기 시장임을 감안하더라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5G 등 기간통신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화웨이가 전용망 사업에 열의를 보였으나 이마저도 현재 미중 갈등으로 인해 제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전보다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70%↑…단말 영향력도 적어

화웨이의 주력 사업은 네트워크 통신사업뿐만 아니라 단말 사업까지 뻗어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조사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내용은 2배 가량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따라잡았다는 것. 1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2%, 화웨이는 15.7%를 기록했다.

다만, 화웨이 스마트폰의 경우 국내 영향력은 미미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이 삼성전자 제품으로 나머지를 LG전자와 애플이 나눠 쥐고 있다"라며, "중국 단말의 경우 전략적으로 가져오기는 하지만 수량이 1천대에서 1만대 수준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간 가성비를 중시하던 화웨이가 지난 2월 MWC 2019에서 공개한 메이트X에는 200만원을 넘어서는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회한 것도 결정적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의 5G폰으로는 오포와 비보, 사오미 등 선택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화웨이의 단말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5G를 통해 국내 시장 진입도 요원한 실정이다. 5G의 핵심 부품인 5G 통신모뎀을 설계하는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 화웨이가 유일한 상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퀄컴의 부품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나 팹리스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수급은 가능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의 라이선스 공급 중단이 치명적이다. 단말의 AP와 통신모뎀에 쓰이는 반도체의 90% 이상이 ARM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퀄컴과 삼성전자 역시 ARM의 아키텍처 기반으로 칩을 설계하고 있다. 대만 파운드리 사업자인 TSMC가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는 했으나 설계 자체가 막히면 생산도 어렵다.

한편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에 기대고 있는 핵심부품공급업체가 약 33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말뿐만 아니라 장비 사업도 적신호다. 5G에서는 폭발적인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한 엣지컴퓨팅(MEC)이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를 좌우할 핵심칩을 미국 인텔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 역시 미국의 AMD나 퀄컴 등이 꼽힌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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