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대기업 의존 '사대주의'서 벗어나야"

日 전문가 요시츠쿠 커터흥업 감사 '지역판 기업가 정신' 강조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일본의 지역재생 전문 컨설턴트 이즈미 요시츠쿠 커터흥업 감사는 6차 산업 활성화를 통항 지역재생 프로젝트와 관련 "사대주의적인 지역개발 리스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도발적 주장을 내세웠다.

요시츠쿠 감사가 언급한 '사대주의적인 지역개발'이란 대기업 유치전에 열을 올리는 지역 정가와 지자체들의 태도를 비꼰 것이다. 일본도 한국과 유사한 시도들이 많았지만, 결국 대기업들의 해외 이전 가속화 추세를 뒤집진 못했다는 것이다.

요시츠쿠 감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재생포럼 2019' 강연에서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대기업의 지방 유치를 위해 많은 애를 쓴다"며 "정작 기업이 지역에 들어오더라도 정규직은 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계약직 사원, 비정규직만 늘리면서도 경기가 나빠질 경우 곧바로 지역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로 나가곤 한다"며 "지역재생 입장에선 대기업은 굉장히 냉혹하다. 마치 헤어진 옛 애인 같다"고 표현했다.

이즈미 요시츠쿠 일본 커터흥업 감사

요시츠쿠 감사는 "대기업들이 해외로 금방 나가버리는 현상 때문에 세수도 줄고 사회보장비도 확보할 수 없다"며 "대기업에 의존하는 지역개발은 이미 한계에 이른 점부터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시츠쿠 감사는 대기업 중심 고도성장기를 거친 과거 일본의 경험을 환기시키며 지역사회, 생산자, 소비자 중심의 지역별 특화사업을 강조했다. 다만 흔히 언급되는 지역별 성공사례보다 대부분의 실패사례에서 나타나는 공통점들을 복기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먼저 지역재생 산업이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청년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노동착취로 변질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나가노현 카와카미촌(村)의 경우다.

고랭지 채소 재배로 이 지역 주민들의 연평균 소득이 일본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인 산업 연수생 불법고용으로 '카와카미 노예'라는 단어가 회자될 만큼 심각한 노동착취 문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특유의 완고한 보수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지역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젊은이들을 유치하려고 부심하는 것은 일본과 한국이 동일하다. 그러나 지역현안 의사결정 과정에서 연령, 성별 등을 따지는 보수적 문화 때문에 이들의 발언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요시츠쿠 감사는 특색 없는 지역행사의 난립과 판에 박은 축제로 대표되는 소위 '지역 명물'에 대한 집착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기획과 보조금 지급 요구로 지역 공무원들의 피로도만 누적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지역사회에도 흔히 나타나는 사례다.

요시츠쿠 감사는 "지역재생에도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며 "잘 되는 사업들을 벤치마킹하는 시도들은 이미 차고 넘쳐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재생 프로젝트가 잘 이뤄지는 곳은 나름의 역사적·문화적·사회적 이유와 추진자들의 인적 자질들이 결합된 것"이라며 "지역재생 비즈니스를 추진하려면 현장에서 다양한 현안들을 부딪히며 독창성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도 규제완화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재생 비즈니스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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