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보사 사태', 결국 '코오롱 사기극'

식약처 조사결과 발표…허가취소·형사고발까지 이어져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인보사 사태'가 결국 코오롱생명과학의 '사기극'으로 결론지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충북 오송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전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허가를 취소했다. 또 제출 자료의 허위성을 이유로 한 형사고발조치도 내렸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케이주'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의 진위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를 입증할 수 있는 일체의 자료 제출을 지난 5월 요구했다. 또 식약처 자체 시행검사, 코오롱생명과학 현장조사, 미국 현지실사 등 면밀한 추가 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인보사 사태'가 결국 코오롱의 '사기극'으로 결론지어졌다.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 허위자료 제출·사실 은폐는 물론 경위 설명도 못 해"

조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전 2액 세포에 삽입된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경되는 것을 추가 확인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미제출했으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히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 품질과 일관성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라며 "허가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요소인 만큼 이를 숨긴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2017년에 이미 2액이 신장세포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성분이 바뀐 것이 우연이 아니며 코오롱이 기획한 '사기'라고 의심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라 심각성을 더한다. 심지어 코오롱은 지난 2017년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공시하기까지 한 바 있어, 국민과 정부를 우롱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용 제품의 위탁생산업체 검사를 통해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이런 검사 결과를 2017년 5월 이미 이메일로 수신한 것이 확인돼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런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형사적·도의적 책임에 직면하게 됐으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물론 거액의 환자 피해배상 소송, 주식거래 피해배상 소송에 휘말려 그룹 전체가 흔들릴 위기를 맞게 됐다.

◆"환자 피해는 현재까지 없으나 추적조사 실시할 것"

코오롱그룹은 위기를 맞았지만 '인보사케이주'로 인해 환자에게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포사멸시험을 통해 44일 후 세포가 더 이상 생존하지 않음이 확인됐고,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결과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며 "현재까지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에 큰 우려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됨에 따라 식약처는 3천707건에 달하는 전체 투여 환자에 대해 특별관리와 15년간의 장기 추적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런 식약처 방침에 따라 모든 투여환자에 대해 병·의원을 방문해 문진을 실시하도록 하고, 혈액 및 관절강에서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조사하게 된다.

또 식약처는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 시스템'에 등록된 투여 환자 대상으로 관련 기관과 연계해 투여환자의 병력, 이상사례 등을 조사·분석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환자안전 관리 등 후속 조치도 함께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식약처 로고]

◆"안전관리체계 강화하고 허가·심사 역량 키울 것"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회사가 제출한 자료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단계부터 허가·생산·사용까지의 전주기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의약품에 대한 허가·심사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먼저 연구개발단계 관리 강화를 위해 '인체세포 등 관리업'을 신설해 세포 채취·처리·보관·공급의 각 단계별 안전 및 품질관리기준을 마련한다.

특히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의 경우 개발 초기 시험자료에 검증이 필요할 시 최신 시험법으로 다시 시험을 진행하도록 하며, 중요 검증요소의 경우 식약처가 직접 시험해 확인할 방침이다.

생산단계에서는 첨단바이오의약품 특성을 반영한 제조·품질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점검을 강화하며 유전학적 계통검사 실시 및 결과 보관을 의무화해 제2의 '인보사'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사용단계에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판매·투여내역 및 이상사례 등록 등의 장기 추적조사를 의무화하게 된다.

식약처는 이와 함께 현재 350명 수준의 직원·심사관을 2배 가량 증원해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심사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도 밝혔다.

또 최초개발 신약, 첨단 기술 등 전문적 심사가 필요할 경우 품목별 특별 심사팀을 구성·운영하고, 내부 교차검토와 함께 외부 기술자문등을 함께 병행해 심층 심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 사건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의약품이 개발·공급될 수 있도록 환자 중심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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