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승차공유 갈등 깊어지는데···정부·국회 '뒷짐'

카카오 카풀 이어 타다 논란···"장기 정책 비전 안 보인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에 이어 타다 퇴출운동을 벌이면서 택시와 승차공유 업계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당정, 택시업계, 카카오가 지난 3월 발표한 시간 제한 카풀, 택시 기사 월급제 등 사회적 대타협안도 실행된게 없다. 정부나 국회가 적극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승차공유 업계와 택시업계간 갈등만 증폭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21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타다 퇴출 집회를 열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집회를 열었고 이번이 7회째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대타협기구에 참여한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합의문에 서명하기 하루 전날에도 합의를 만류할 정도로 승차공유에 강하게 반발하는 단체다. 카카오가 카풀을 잠정 중단한 상황에선 이제 타다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집회를 연 모습

타다와 서울개인택시조합은 법 해석부터 차이를 보인다. 택시 측은 타다가 사업에 필요한 국토교통부 장관 면허를 받지 않았고(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4조),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해선 안된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 2항에서 시행령에 명시된 경우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에 근거해 합법적인 서비스라 주장한다. 시행령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승합자동차를 임차할 경우 알선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다.

택시와 승차공유 업계는 이 갈등을 해결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지난 2월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VCNC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를 여객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한 상황에서 해당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대타협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

타다와 택시의 갈등은 지난해 카카오 카풀 갈등과 유사하다. 카카오의 경우 대타협기구까지 만들어져 합의안까지 나왔지만 이행된 게 없다.

지난 3월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한 차례 법안 심사 논의가 있었지만 법인택시 단체와 일부 의원들이 월급제에 반대하면서 법안 통과가 무산됐다. 이후 선거법 갈등으로 여야가 경색 국면을 맞으면서 국토위 법안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카풀이나 택시 기사 월급제 법안이 묶여 있다보니 국토부는 구체적인 실무안을 만들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월급제가 다시 논란이 됐다"며 "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법인택시 단체 등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나 국회가 미온적인 상황에서 카카오와 택시 업계는 11~15인승 차량 서비스를 대타협안에 포함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로 논의중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타다와 유사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논의 중인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결정된 건 없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이를 새로운 플랫폼 택시로 확정한다 하더라도 출시까지 문제가 첩첩 산중이다. 현재 대형택시가 요금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국토부의 법적 검토, 이에 따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타다를 비롯한 승차공유 스타트업들이 반발할 여지도 크다.

승차공유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정책 일관성을 이어가기 힘들고, 논의 범위가 협소했던 대타협기구식 해결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희 소비자 단체 컨슈머워치 정책위원은 "대타협이라며 그럴싸하게 위임을 받은 모양새만 만들고선 그 안에서 일부 이해관계들끼리 합의만 강요했다"며 "소비자에게 어느 방향이 편익을 가져다줄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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