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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하게~"…섬유유연제, 고급화 바람타고 시장 성장


'고농축·고급향' 프리미엄 제품 인기…의류케어 기기 맞춤형 제품 눈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41년 전 '피죤'의 등장으로 형성된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이 최근 '고농축'을 앞세운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다우니'의 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농축' 섬유유연제 시장은 각 업체들이 '향'뿐만 아니라 건조기, 의류관리기에 맞춘 제품으로도 출시해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은 2002년 약 1천400억 원에서 2012년 약 2천6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 판매 기준으로 2천300억 원 규모로, 온라인 판매까지 합치면 5천억~6천억 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농축 피죤 리치퍼퓸 [사진=피죤]
고농축 피죤 리치퍼퓸 [사진=피죤]

1980~1990년만해도 "빨래엔 피죤~"이라는 광고 문구 덕에 '피죤'이 국내 시장을 거의 장악했지만, '피죤'은 지난해 기준으로 점유율이 45% 이하로 떨어졌다. 30여 년간 약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LG생활건강 '샤프란'과 한국 P&G '다우니'의 공세로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어갔다.

반면, '샤프란'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섬유유연제의 무거운 용기가 구입을 망설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해 지난 2007년 신 제형의 '샤프란 아로마시트'를 기획해 반격에 나섰다. 간편한 티슈형태인 탓에 부피와 무게가 기존 섬유유연제의 1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빨래할 때 이용 시 부담이 없다는 것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피죤 제품들이 3천500ml로, 큰 용량 탓에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이를 노린 LG생활건강이 소비자 '편의성'을 공략한 덕분에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P&G가 지난 2012년 '다우니'를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는 '고농축'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됐다. 2010년 초반에는 국내 고농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탓에 전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고농축 제품 매출 비중이 1.5%에 불과했지만, 2012년 '다우니'의 등장과 함께 15.4%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54.3%로 급격히 늘었다.

'다우니'는 국내에 생소했던 고농축 섬유유연제 시장을 처음 개척한 브랜드로 출시 후 3년 동안은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이 '샤프란 5배 농축', '샤프란 10배 농축'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한동안 시장 2위로 밀려났다. 이후 '다우니'는 다양한 '향'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 지난해 말 점유율 39.6%로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우니는 고농축 섬유유연제 제품만 취급하고 있어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우니의 업계 선두 자리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며 "최근 방탄소년단 정국이 '다우니 어도러블'을 사용한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며 브랜드 인지도도 더욱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애경산업X르샤트라 1802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X르샤트라 1802 [사진=애경산업]

이처럼 '고농축 섬유유연제'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관련 제품을 내놓지 않던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5년 '섬유린스'라는 콘셉트로 '아이린'을 출시했다 단종시켰던 애경산업은 최근 섬유유연제 시장이 각광받자 올해 1월 '아이린'을 재론칭했다. 또 최근 트렌드와 소비자의 세탁 행태를 반영해 '식초' 성분을 함유한 섬유유연제로 새롭게 출시했다.

여기에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애경산업X르샤트라 1802'도 올해 4월 론칭했다. 이 제품은 고농축과 명품 향을 찾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프랑스 프로방스 '르샤트라'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100% 내추럴 허브 에센셜 오일을 함유해 풍부하고 깊은 향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기존 시장 강자였던 피죤은 2016년부터 '고농축'과 '향' 두 가지 모두 강화한 '고농축 피죤 리치퍼퓸'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 제품은 향수보다 진하고 오래가는 풍성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오리지널 3종에 이어 2017년에는 유연제 성분과 향 성분을 최대 3배 강화한 '시그니처' 4종까지 출시됐다.

또 피죤은 건조기, 의류관리기(에어워셔) 등 새로운 의류케어 전자제품 등장에 맞춘 섬유유연제도 출시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건조기용 피죤'은 출시 6개월만에 15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이에 피죤은 지난 4월 의류관리기용 시트지 개발에도 착수해 지난 4월 '에어시트 피죤' 2종도 출시했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용량을 1L로 줄인 '고농축 피죤 리치퍼퓸'도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다우니 엑스퍼트 실내건조 [사진=한국P&G]
다우니 엑스퍼트 실내건조 [사진=한국P&G]

이 외에도 '은나노스텝'으로 유명한 한국미라클피플사는 최근 '탑스텝 고성능 섬유유연제' 3종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다우니'도 지난해 8월 P&G 전문 조향사가 엄선한 원료를 사용한 '보타니스' 2종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실내건조 특화 섬유유연제인 '다우니 엑스퍼트 실내건조'를 출시해 경쟁사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실내 건조보다 건조기 사용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고온 건조에도 향이 날아가지 않는 고농축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섬유유연제를 선택할 때 향을 핵심요소로 보기 때문에 차별화된 향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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