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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韓주식 팔자 외국인…'1조 엑소더스' 현실됐다


이달 9일부터 外人 자금 1조302억원 빠져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일주일 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내다 판 주식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시작한 지난 9일 이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조302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날 코스피는 2090선을 회복했지만 외국인의 매도 행진은 엿새연속 이어졌다.

최근 일주일 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내다 판 주식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증권시장 시황판. [사진=조성우 기자]
최근 일주일 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내다 판 주식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증권시장 시황판. [사진=조성우 기자]

◆ "국내 증시 메리트 없어지고 있다"

이달 초까지 줄곧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은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된 지난 9일 코스피 주식 2천3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튿날인 10일에는 양국이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협상결렬 가능성까지 점쳐지자 하루 새 3천233억원의 외국인 매도 물량이 나왔다. 일 매도량으론 올 들어 최대 수준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서 시작해 경기 침체가 앞당겨질 것이란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6개월 전과 비교해 국내증시의 기초체력이 상당히 허약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1조원대 외국인 자금 유출에는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원화 가치까지 급락하자 국내 증시에 대한 메리트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88.6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연일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스트래지스트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진입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환율과 실적 전망"이라며 "특히 환율은 단기적인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외국인 매수 방향과 환율 간에는 높은 역의 상관관계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 중국까지 맞불…무역분쟁 장기화 조짐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인상에 중국까지 보복성 대응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무역분쟁 리스크는 빨라도 내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G20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만난다고 해도 극적 화해일지 갈등 심화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최근 미국 통상정책을 주관하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내달 17일 공청회를 연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박 연구원은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3천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도 관세를 물릴지 산업계 의견을 듣겠다는 것인데 결국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제스처"라며 "관세 면제 신청 마감일은 같은 달 24일이고 며칠 후인 29일 트럼프는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는데 수틀리면 바로 뒤엎겠단 전면적인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스트래지스트는 "미·중이 퇴로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경하게 대치 중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연내 협상 타결은 쉽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추가관세나 기업의 직접제재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미국의 압박 카드들은 대부분 나왔기 때문에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매력도를 낮추진 않겠다"고 밝혔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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