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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니즈월 규제 푼다…IT기업에 매매주문 위탁 허용


혁신금융 활성화 일환…제3자 위탁 업무 범위도 정비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앞으로 금융투자회사는 정보기술(IT) 기업에 매매주문 업무위탁을 할 수 있게 된다. 제3자에 대한 업무위탁이 금지되어 있는 핵심업무도 관련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가나 등록을 받은 경우 위탁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금융투자업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규제 개선방안과 금융투자업 업무위탁 및 겸영·부수업무 규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국내 11개 증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의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다운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의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다운 기자]

이날 자리에선 금융당국이 기업 내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차이니즈 월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최 위원장은 "차이니즈 월 규제가 금융투자회사의 이해상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지만 회사 규모와 업무 성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법령에서 직접 규제 대상과 방식을 규정하고 있어 금융투자회사의 조직 및 인사운영에 대한 회사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도 차이니즈 월 규제로 인해 신속한 도입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역동성을 저해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전적 규제로 작용하는 차이니즈 월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이해상충 방지 위한 규제 정비

금융당국이 이날 제시한 차이니스 월 규제 개선방안은 ▲업 단위 규제의 정보 단위 규제 전환 ▲차이니즈 월 규제 형식 개선 ▲사외 차이니즈 월 규제 합리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행위규제 정비 등 4가지다.

정보 단위별 규제 전환을 위해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 업무를 기준으로 차이니즈 월 설치대상을 정하고 차이니즈 월 설치가 필요한 정보의 종류를 전통적 증권업 수행 과정의 '미공개 중요정보'와 '고객자산 운용정보'로 정의할 계획이다.

차이니즈 월 규제 형식도 법령에서는 필수 원칙만 제시하고 세부사항은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법률에서는 정보교류 차단을 위한 기본원칙과 금융투자업자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규정하고 하위규정에서 내부통제기준에 포함돼야 할 필수원칙만을 제시하겠단 복안이다.

특히 인적교류 금지, 물리적 차단 의무 등은 형식적 규제로 보고 법령에서 폐지하기로 했다.

계열회사 등과의 사외 차이니즈 월 규제도 사내 규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환된다. 금융당국은 특히 계열회사 등과의 임직원 겸직제한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규제 수준으로 완화하고 물리적 차단 의무 등 형식적 규제는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이니즈 월 규제 정비에 맞춰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행위규제도 보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미공개 중요정보에 대한 판단절차, 차이니즈 월에 대한 주기적 점검 및 교육 의무 등 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행위규제를 마련하겠단 설명이다. 더불어 미공개 중요정보 발생시 거래를 제한하고 조사분석자료를 제3자에게 미리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등 현재 협회 자율규제를 법령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부통제 미흡으로 행위규제를 위반할 경우 가중해 제재하는 등 사후제재도 강화된다. 유통이 제한되는 정보를 이용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거나 시장질서가 교란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금전제재를 강화해 규제의 억제효과를 높이겠단 복안이다.

◆ 업무위탁 및 겸영 규제도 대폭 완화

금융투자회사의 업무위탁 및 겸영·부수업무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최 위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IT 기업과의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중인 여타 금융업권에 비해 금융투자업권은 제도적 제약 등으로 혁신을 주도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핀테크 등을 통한 자본시장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업무위탁 규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금융투자회사가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정비할 계획이다. 현재 제3자에 대한 업무위탁이 금지된 핵심업무도 관련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가 및 등록을 받은 자에게는 위탁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투자회사가 IT 기업 등에 매매주문의 접수나 전달, 집행 및 확인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되고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해 본질적 업무도 IT 기업 등에 위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여타 금융업권에 비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재위탁과 정보처리 업무 위탁 규제도 정비할 것"이라며 "현재 금지되어 있는 재위탁을 원칙 허용으로 전환하고 단순 정보처리 업무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위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무위탁 및 겸영·부수업무에 대한 사전보고 원칙도 사후보고 원칙으로 전환된다. 다만 투자자 보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사후감독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최 위원장은 "업무위탁 및 겸영·부수업무 규제 개선으로 후선업무부터 트레이딩, 자산관리 까지 다양한 분야에 핀테크가 활용돼 금융투자업의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전략적 제휴가 활성화되고 전문성 있는 영역으로 특화하는 모습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투자업계 "당국 규제개선 남다른 의미…이정표될 것"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자본시장에서는 연간 21조원 정도가 혁신성장자본으로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5조7천억원이 자기자본투자이며, 이 가운데 2조5천억원은 벤처캐피털, 신기술투자, 사모펀드(PEF) 등으로 시드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총 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 회장은 "이번 금융당국의 영업행위 규제개선은 금융투자 종사자들에 남다른 의미"라며 "차이니즈월 규제, 업무위탁 규제 등은 자본시장에서 핵심적인 영업행위 규제였다"고 풀이했다.

이를 사전적인 열거주위에서 사후적 원칙주의로 전환하는 것은 자본시장을 미래지향적·선진적으로 개선하고 혁신금융 확대를 가져오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이 제도가 정착되도록 금융투자업계 회원사와 함께 기존 태스크포스(TF)를 개편해 운영하고 내부통제 혁신을 통해 실현방안을 구체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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