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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 패권 경쟁, 강 건너 불 아니다"


STEPI, '디지털 전환시대의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응'포럼 개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중국은 어느새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나라가 됐다. 그것도 천연자원이나 환율같은 문제가 아니라 5G,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다툼이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국내 기업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나 정부의 기술혁신·신산업 발굴 정책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최한 제427회 과학기술정책포럼 '디지털 전환시대의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응'[STEPI 제공]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최한 제427회 과학기술정책포럼 '디지털 전환시대의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응'[STEPI 제공]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주최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시대의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응'포럼에서 "정부의 미래 신기술 또는 혁신성장동력 정책에 기업의 입장이 반영돼 있지 않고 여전히 정책목표 지향적이며 미·중 패권경쟁의 영향을 경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러한 신기술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 진입 후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경쟁우위를 유지·관리할 수 있는지 등 기업관점의 전략적 검토는 여전히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백서인 STEPI 다자협력사업단 부연구위원도 "미국의 견제로 인해 중국의 연구개발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대대적인 견제는 결국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를 가속화시켜 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과학기술, 산업육성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2017년 기준으로 연구개발비(세계 2위), 국제특허 출원(2위), 논문 수(1위), 이공계 대학 졸업생 (1위) 등 각종 수치에서 나타나듯이 이제는 세계 선두권의 기술대국이다.

백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의 경우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추격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국가차원의 통합적 중국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 방안으로 ▲국가는 관리에서 벗어나 규제완화와 혁신지원에 집중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대중국 기술 혁신 전략 수립 ▲중국의 정책 변화 예측 및 지역 전략 수립▲분야별 특화 육성 및 대중국 스케일 업 전략 ▲산학연관 공동 협의를 통한 정책 조정 등을 제안했다.

장석인 연구위원은 중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설계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동안 성장동력 발굴 과정에 중국에 대한 고려가 크게 미흡했을 뿐 아니라 고려한 경우라도 항상 우리나라의 기술우위 또는 경쟁우위를 전제로 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태양광이나 드론, 로봇 같은 분야의 경우 중국의 진입과 동시에 공급과잉, 수요 부족 등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과 가능하다면 시물레이션 방식 등에 기초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포럼에서는 두 연구위원의 발표 이후 박환일 STEPI 다자협력사업단장, 배영자 건국대 교수, 유진석 여시재 중국연구팀장, 이필상 미래에셋 아시아 리서치본부장 등이 참여해 토론했다. 토론자들도 대체로 위기감을 표현하면서 이제는 중국 변수를 정책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필상 본부장은 "연간 백여차례 이상 중국 기업을 만나고 있다"고 소개하고 "아직도 여러가지 이유로 경시하는 분들이 많은데 중국은 이미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대기업 집단이 형성돼 있고 정부의 정책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고 치밀하다"고 말했다.

유진석 팀장은 "미중 대결의 양상이 환율, 관세, 자원 등에서 5G, 데이터 등 기술경쟁으로 옮겨가 기술패권경쟁 국면으로 들어갔으며 이는 세계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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